과거 4년치 추경 살펴보니…10조원 이상일 때만 성장률 0.1%p 넘게 상승해
6조7000억원으로 모자라…시기까지 늦어지면 정부 목표 달성 힘들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 국회 연설은 역대 미 대통령 중 7번째로 24년만에 이뤄졌다./윤동주 기자 doso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최일권 기자] 정부는 올해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예산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포인트(p)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목표가 달성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4년간 추경 규모와 성장률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추경이 10조원 넘게 편성된 해에만 성장률도 0.1%p 이상 상승했다. 단순 숫자만 비교해도 올해 추경예산은 과거 사례 보다 크게 낮다는 점에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견해가 나온다.
24일 기획재정부와 재정정보원,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등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추경으로 인한 성장률 인상 효과는 0.1%p를 웃돌았다. 2015년에는 메르스ㆍ가뭄으로 인한 경기위축으로 11조6000억원을 편성했다. 국회예산처는 "재정승수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집행률 속도에 따라 그해 0.14~0.20%포인트 성장률 제고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같은 방식으로 2016년, 2017년 연속 각각 11조원 규모로 추경을 풀었을 때도, 성장률은 0.12~0.13%p, 0.11~0.12%p씩 상승했다. 반면, 추경 규모가 크게 줄어든 지난해(3.9조원)에는 성장률 제고 효과가 0.056~0.061%p에 머물렀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효과가 큰 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재정투입에 따른 경제성장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나 자본재 지출, 인건비 지출이 효과가 가장 크고 융자성 투자는 그 효과가 낮다. 직접일자리 등은 정부 소비를 늘리는 효과와 직결되는 반면, 융자사업은 성과가 느리게 나타난다.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 일자리예산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승수가 높은 사업에 3조원을 책정했다. 이호승 기재부 1차관은 "추경안 중 지역 기반 SOC 확충, 친환경 설비ㆍ공기청정기 보급, 취약 계층 인건비성 투자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기도 경제성장률의 변수다. 돈을 쓰는 시기가 당겨질수록 연쇄효과가 일어나 성장률 상승폭이 더 올라가는 특징도 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미세먼지와 산불예방 예산(2조2000억원)을 제외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4조5000억원)은 반대하고 있는 만큼, 국회 통과 시간이 늦어질 확률도 높다. 이럴 경우 0.1%p 인상 효과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정부가 기대한 0.1%p의 경제성장효과를 기록하더라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추가로 하향될 경우 정부가 당초 목표한 2.6%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만으로 달성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추경과 함께 올해 초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가 발표한 정책, 또는 그를 넘어서는 추가적인 보강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5%(전년대비)라고 밝힌 한은은 추경에 따른 성장률 효과에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은 오는 7월 추경을 반영한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