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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고 장자연 사건

"터질게 터졌다" 檢수사 요청두고 장자연 조사단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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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다수결로 수사 권고 결정”

팀원 4명 “증거 확보 못해” 반박

일각 “진영논리 심각, 터질게 터져”

고(故) 장자연씨 성폭력 피해 의혹을 재조사 중인 대검 산하 과거사 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이 ‘장자연 사건’의 검찰 수사 권고 요청을 두고 내분에 휩싸였다. 법조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사단은 23일 오후 2시 30분쯤 보도자료를 내고 “장씨의 성폭력 피해 의혹과 관련한 진술들이 있는데, 제기된 의혹상의 불법(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이 중대하고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며 “과거사위가 검찰에 성폭력 피해 의혹과 관련한 수사 개시 여부를 검토하도록 권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가 이종걸 의원의 명예훼손 사건(재판)에서 위증을 한 혐의에 대해 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개시하도록 권고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라고도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장씨 사건에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한 시간 뒤, 조사단 내부단원이 이를 반박하는 내용을 기자들에게 전해왔다. 이 단원은 “윤지오씨가 의혹을 제기하니 기록을 좀 봐달라는 의미로 ‘일부’ 의견이 나와서 보고한 것이지 (관련) 혐의가 인정되는 것처럼 보고된 것이 절대 아니다”며 “그래서 과거사위가 (조사단 요청을) 채택 안 한 것이다. 조사4팀 명의로 보도자료가 나간 것이 황당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이 언론에 공표한 내용에 대해 내부 단원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장자연 사건’은 조사단 조사4팀에서 맡고 있다. 조사팀은 검사 2명과 외부단원 4명(교수·변호사 각 2명)으로 구성되는데, 다수 의견으로 합의가 된 내용을 과거사위에 보고하는 형식이다. 반대나 소수 의견도 따로 표시해 보고한다.

조사4팀은 이날 문제가 된 보도자료 내용 가운데 장씨 소속사 대표의 ‘위증’ 혐의에 대해선 만장일치로 수사 개시 권고를 요청했다. 반면 장씨에 대한 성폭력 의혹 부분에 대해선 6명 가운데 과반인 4명이 찬성했다고 한다. 조사단의 공보 업무를 맡는 김영희 변호사는 “보고 내용이나 보도자료 내용은 모두 다수결을 거쳐서 결정된 것”이라며 “어떤 절차적인 문제점이나 내용도 틀린 건 분명히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4팀 단원 6명 가운데 4명은 다시 반박자료를 내고 “장씨에 대한 성폭력 혐의점에 대해서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수사 권고에 이를 정도의 증거가 확보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경우를 가정해 관련 조사 기록을 검찰로 인계하자’는 의견이 존재해 이런 내용으로 과거사위에 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보고를 받은 과거사위는 조사단의 최종 보고가 있을 때까지 해당 사건의 결론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사단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계 인사는 “내부에서 각 사건을 바라보는 진영논리가 심각하다”며 “목소리가 큰 일부 단원이 나머지 단원들을 모두 이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장자연 성폭력 피해 의혹 사건은=2009년 3월, 배우였던 고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문건이 공개되며 촉발됐다. 장씨가 소속사 대표의 폭행 및 강요로 인해 유력 인사들의 술접대와 성상납을 해왔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문건엔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담겼다. 하지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유력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논란도 남았다.

김기정·편광현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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