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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車회사가 `AI 번역기` 만드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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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네이버 '파파고'처럼 그룹 내에서 쓸 독자 번역기를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 세계에서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임직원 간 효율적 소통은 물론 번역 과정에서 기술·미래 전략 등 '기밀 유출'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네이버에서 전격 영입한 김준석 책임연구원(사진)의 활동 동향을 대외 홍보용 블로그(HMG저널)에 소개하며 이 같은 자체 번역기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네이버 인공지능(AI)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개발한 주역으로 지난 2월 현대차 AI 연구조직인 에어랩(AIR LAB) 책임연구원으로 영입돼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업계에서 자연어 처리(NLP) 분야 핵심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8월 선보인 네이버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가 그의 대표 성과물이다.

현대차그룹은 그에게 그룹 내에서 파파고처럼 완성도 높은 번역기를 개발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파파고나 구글 번역기 등 외부 업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년 전에 도입한 외부 업체 번역기 품질과 성능도 기대치를 밑돌아 글로벌 임직원 사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책임연구원은 HMG저널에 인터뷰 형식으로 게재한 글에서 "성능 좋은 사내 번역기가 만들어지면 메신저나 이메일 같은 사내 시스템과 결합할 수 있다. 기술 문서를 많이 다루는 조직에는 특화한 번역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현대차의 독자 번역기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차량에 탑재되는 음성인식 대화형 AI 비서의 서비스 수준도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신형 쏘나타에 카카오 AI 음성비서 '카카오i'를 탑재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자연어 처리 기술과 미래 자동차 간 연관성에 대해 "앞으로 자동차는 휴식 공간으로서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탑승자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충족하기 위한) 자연어 처리 기술에 대한 중요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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