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인 정족수 절반? 3분의 2? 갈등 첨예할듯
-바른정당ㆍ국민의당계간 내홍 폭발 가능성
1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23일 오전 10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시선이 쏠린다. 전날 더불어민주ㆍ바른미래ㆍ정의ㆍ민주평화당 등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지정에 합의한 가운데 바른미래가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서다.
여야 4당은 이날 각자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도 개편안과 공수처(고위공지가비리수사처) 설치법,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의 패스트트랙을 추인하기로 했다. 다른 당과 달리 바른미래는 바른정당계 중심의 찬성파와 국민의당계가 주축인 반대파가 극명히 갈려있어 추인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바른미래는 패스트트랙 찬반 논의에 앞서 정족수를 어떻게 하느냐로 갈등을 겪을 모습이다.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패스트트랙 찬성파는 추인 정족수를 과반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유승민 전 대표 등 반대파는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고 맞서는 중이다.
찬성파는 패스트트랙은 그 자체가 법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는 수단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당헌 제49조 1항 2호에 있는 ‘국회제출 법안 등 의안 중 주요쟁점사안의 심의ㆍ의결’에 해당, 제53조 1항의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로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 원내대표가 전날 합의문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론 추인 정족수는 과반”이라고 한 까닭이다.
반대파는 해당 법안들을 당론으로 둬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당헌 제54조 1항인 ‘주요 정책, 법안 등에 대해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당 입장을 정할 수 있다’을 따라야한다고 판단 중이다. 바른정당계의 정병국 의원은 전날 추인 정족수가 과반이 아니냐는 물음에 “절차상 당을 그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며 “3분의 2 이상이 맞다”고 강조했다.
결정 방식에서 갈등이 불가피한 데는 이에 따라 최종 결론도 달라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바른미래 소속 현역 의원은 29명이다. 이 중 이언주 의원과 비례대표 3인(박주현ㆍ이상돈ㆍ장정숙)은 당원권 정지인 상황이다. 박선숙 의원은 사실상 당 활동을 하지 앟아 예상 재적 인원은 24명이다. 국민의당계 대부분이 동의 입장이라 과반 찬성 방식이면 패스트트랙은 통과될 전망이다.
반면 3분의 2 이상 찬성이 채택되면 24명 중 16명 이상의 동의표가 필요하다.
바른정당계 출신 8명 중 확실한 의중이 알려지지 않은 오신환 의원을 뺀 7명(정병국ㆍ유승민ㆍ이혜훈ㆍ정운천ㆍ유의동ㆍ하태경ㆍ지상욱)은 반대 뜻이 명확하다. 이에 국민의당계 김중로ㆍ이태규 의원 등 2명도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대 입장이다. 또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내 ‘부분적 기소권’ 부여에 권은희ㆍ오신환 의원도 그간 부정적 뜻을 밝혀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대로면 패스트트랙 추진은 불발된 분위기다.
정치권은 바른미래가 결국 과반을 기준으로 패스트트랙 추인을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 핵심 지도부의 강행 의사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선거법 개편안을 위해 단식을 진행했고, 김 원내대표는 아예 직까지 건 상황이다. 다만 패스트트랙이 당론으로 추인된다 해도 바른정당계의 반발도 극심할 전망이다. 4ㆍ3 보궐선거 참패 이후 거론되는 지도부 사퇴론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첨예한 대립 속 결론 없이 끝날 수도 있다. 바른미래는 그간 대부분 의원총회를 입장정리에 실패해 명확히 정한 일 없이 끝낸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추인 정족수를 정확히 하기 위해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추인을)과반으로 할지, 3분의 2로 할지부터 의사진행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결론에 따라 의사 진행을 할 것”이라며 했다.
yu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