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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트럼프의 참모들 "나를 지키는 방법은…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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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맥매스터 전 NSC 보좌관 필기한다고 질책

에글스턴 "참모들의 필기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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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과 칼 대신 펜과 종이를 꺼내 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보고서 편집본이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나 대화와 관련된 기록들을 아주 싫어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는 그 전부터 제기됐던 사실이라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회의 도중 필기를 한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쏘아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나중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필기를 꼼꼼히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 행동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날 자신과 회의 중 고개를 숙인 채 필기를 하던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화를 냈다. 그러면서 그에게 "왜 항상 그 책에 필기하느냐"고 따졌다고 함께 현장에 있던 이들은 떠올렸다.

그들은 당시 맥매스터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질책에 답변했지만, 그의 성에 차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해 4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맥매스터 보좌관 외에 다른 참모들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받아적거나 즉시 간단히 메모하기도 했다. NYT는 참모들의 이러한 행동은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참모들은 작성한 메모가 유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해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민감한 내용을 기록하는 일을 꺼렸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많은 참모들이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펜을 들고 기록하고 있다는 것.

백악관 공보 참모를 지낸 클리프 심스는 지난 1월 발매된 회고록 '독사들의 팀'(team of vipers)에서 자신과 다른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의를 하는 동안 필기를 했다며 공개석상에서 대통령을 대변하게 될 경우 그의 발언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어느 순간부터 백악관에서 기록을 바로 잡아야 한다거나 일어났던 일이나 행동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넣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닐 에글스턴은 참모들의 필기는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그것이 수사관들과 정적들 손에 들어갈 경우 그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과 일할 당시 필기를 하지 않았다"며 "나는 그것이 내가 아닌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참모) 범죄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필기를 한다는 생각은 나로서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그들이 필기를 하는 이유이고 그들은 이 필기를 이용해 자신을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뉴스1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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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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