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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레이더P] 240석? 왜 오만하게 보이는지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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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는 몸담은 조직을 꿰뚫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성원이기에 공론화할 가치가 있음에도 알고 있는 것을, 주장을 솔직히 밝히기 어렵죠. 레이더P는 의원과 함께 국회를 이끌고 있는 선임급 보좌관의 시각과 생각을 익명으로 담은 '복면칼럼'을 연재해 정치권의 속 깊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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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240석 발언, 비판적 반응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에 이은 '총선 240석' 발언이 화제다. 당대표로서 구성원을 격려하는 차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 우호적인 언론마저도 이 대표의 발언을 "오만하다"고 평가했다. 왜 그럴까.

집권 초 80%를 웃돌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반 토막이다. 4·3 보궐선거 결과와 '이영자 현상'을 보면 지지층의 이탈까지 나타나고 있다. 민생은 어려워지고. 정치 현안은 복잡하게 꼬여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그나마 잘 흘러가던 북한 비핵화 논의와 남북관계도 하노이 회담 이후 삐걱거린다.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었는데

문재인정부 3년 차에 접어든 현재, 민심은 박근혜·이명박정부 청산에서 현 정부 평가로 옮겨 가는 듯하다. 촛불혁명 때 탄핵을 추진했던 세력을 묶어 강력한 개혁 연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개혁을 열망하는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희망이 실망으로 바뀐 셈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는 대선과 지방선거 때처럼 전 정권 청산과 야당 심판 프레임이 먹히지 않을 것이다.


'뭐가 문제냐' 겸손은 저 멀리

아울러 청와대와 민주당은 겸손하지 못했다. 부실한 인사 검증에 '뭐가 문제냐'는 식의 대응을 보였다. 최근엔 문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당의 주요 자리에 오고 있고, 청와대 출신들이 내년 총선에서 뛰어드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40석 확보'라는 외침이 나왔다. '청와대와 여당이 민심을 오독하고 있지 않은가'란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중간평가 총선이 다가온다

총선이 1년 앞이다. 문재인정부의 중간평가이며, 다시 촛불혁명의 과제를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느냐, '레임덕'에 빠져 식물정부로 전락하느냐의 분기점이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대한 원인과 처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민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촛불정부임을 되새겨 초심으로 돌아가 국정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 압승'의 미몽에서 깨어나 국회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집권세력다운 성숙함이다.

[더불어민주당 H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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