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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새 연호 제안자 "日 군국화 절대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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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다음달 1일 일왕에 즉위하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연호인 '레이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나카니시 스스무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가 군국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나카니시 교수는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되는 성역과 같은 선이 존재한다"며 "군국화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아사히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강조했다. 레이와의 출전인 일본 고전시가집 만요슈 연구자인 나카니시 교수는 일본 언론 등에서 연호 제안 인물로 추정되고 있으나 본인은 명확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 그는 연호 레이와가 발표된 직후 자신의 책을 내놓은 출판사에 '만요슈는 아름다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일본인의 원점'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평화'란 단어를 넣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군국화를 언급했다.

올해로 90세인 나카니시 교수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다. 그는 "중학생이던 2차대전 도쿄 공습 당시에 도쿄가 폐허로 변한 것을 봤다"며 "공습에 따른 폭풍으로 옷가지들이 찢겨 나가고 밀랍인형처럼 된 시체들을 지나 군수공장에 출근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전후 70년 일본인은 자국의 군국화를 어떻게든 막았고 덕분에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다만 지금은 어려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며 "정치인들도 힘들겠지만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고 군국화를 경고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더 이상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으나 일본의 우경화를 이끄는 세력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레이와는 일왕 연호 중 처음으로 일본 고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국서에서 유래한 연호 사용을 강하게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카니시 교수는 일본 고전을 인용한 연호를 희망한 사람 중에는 주변국을 경시하는 사람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레이와의 '와(和)'는 조화로 그 반대는 폭력적인 타국에 대한 침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한반도 등에 무력을 사용한 역사 등이 있다"며 "이러한 근대의 참혹한 역사는 이제 끝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요슈의 일부가 일왕을 위해 죽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에 대해서도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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