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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5년만에 LPGA 톱3 "나 아직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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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일 다우 챔피언십에서 2019년 11월 이후 4년8개월 만에 톱3를 기록한 김인경이 환하게 웃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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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누비고 있는데 아직도 궁금한 게 정말 많아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됩니다. 하하." 1988년생으로 올해로 LPGA 투어 데뷔 18년 차가 된 김인경이 2019년 11월 타이완 스윙잉 스커트 이후 4년8개월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CC)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유일의 팀 대항전 다우 챔피언십에서 김인경은 강혜지와 한 팀을 이뤄 출전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김인경의 목소리에는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설렘이 가득 묻어났다. 김인경은 "LPGA 투어에서 2명이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팀 대항전에 출전한 게 처음이다. 아직도 배울 게 많고 골프에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한 주였다"면서 "지난겨울 중학교 이후로 처음 전지훈련을 가고 이시우 스윙코치와 함께 스윙 교정을 하고 있는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 여러모로 쉽게 잊지 못할 특별한 대회가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인경은 이번 대회에 처음부터 출전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팀 대항전으로 열리는 만큼 이번 대회를 건너뛰려고 했다. 그러나 친한 후배인 강혜지에게 제안을 받고 마음을 바꿨다. 그는 강혜지와 한 팀을 이뤄 출전하기로 결정했고 공동 3위라는 값진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그는 "함께 출전하자고 제안해준 혜지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고민 끝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며 "즐거운 추억이 많이 생겨 출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골프가 잘돼 성적까지 잘 나오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인경과 강혜지는 팀명과 팀 주제곡을 각각 '아이스드 코리아노(ICED KOREANO)', 비틀스의 '히어 컴스 더 선(Here comes the sun)'으로 정했다. 김인경은 "아이스드 코리아노라는 팀명은 혜지와 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해 탄생했다. 팀 주제곡 역시 가장 좋아하는 가수 비틀스의 노래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 밝은 날이 온다는 의미를 담은 팀 아이스드 코리아노의 주제곡처럼 김인경은 강혜지와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그는 "든든한 혜지와 함께해서 그런지 마음 편하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처음 경험해본 게임 방식인데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혜지와 팀을 이뤄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 1승을 포함해 통산 7승을 거둔 김인경은 2019년 이후 성적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난 5년간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인경은 "성적보다 중요한 건 내가 만족하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골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며 "골프에 90% 이상을 쏟던 과거와 다르게 이제는 내 삶까지 돌아보고 있다. 제2의 인생을 함께 준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LPGA 투어 통산 상금 상위 랭커 자격으로 올 시즌 출전권을 받은 김인경은 여전히 골프를 하며 배우는 게 많다고 밝혔다. 그는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편인데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게 정말 많다. 그래서 골프가 매력적인 것 같다"면서 "20대 때처럼 열정적일 수는 없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프로골퍼 김인경으로 살아가고 있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 공동 3위로 자신감을 찾은 김인경이 각별히 준비하는 대회는 오는 8월 22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AIG 우먼스 오픈이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인 김인경은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대회 초청장을 받았다.

김인경은 "모든 대회가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AIG 우먼스 오픈은 더욱 특별하다. 이 대회에 앞서 여러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도 경기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준비를 철저히 해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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