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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6·25 참전국 기념비를 밥상 삼아"...용산 전쟁기념관 식사 사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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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있는 6·25전쟁 참전국 기념비 위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

일부 시민들이 지난 20일 6·25전쟁 참전국 기념비 위에서 식사하고 있다. /6·25전쟁기념관 홈페이지


21일 전쟁기념관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는 "참혹한 광경을 목도했다"는 글과 함께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3명이 6·25 전쟁 참전국 기념비 위에 음식물을 올려놓고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올라왔다. 사진은 전날 촬영된 것이다.

글쓴이는 "한 행사를 전쟁기념관에서 추진하면서 여기 참석한 사람들이 위령비를 밥상 삼아 밥을 먹는 광경을 사진으로 봤다"며 "이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자체도 이해 불가이며 호국영령들을 모신 곳에서 밥을 먹는 자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지난 20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있는 6·25전쟁 참전국 기념비 위에서 일부 시민들이 식사하는 모습. /6·25전쟁기념관 홈페이지


또 글쓴이는 "이탈리아 전쟁 기념관에서 실수로 계단에 앉았다가 의장대에서 호되게 혼이 났던 적이 있다"며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전쟁기념관 위령비를 밥상 삼아 밥을 먹는 시민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전쟁기념관은 박물관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선조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기억하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했다.

이 사진이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확산하면서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도시락만 챙기지 말고 개념도 챙기자" "저런 행동을 하도록 허가한 전쟁기념관도 문제가 있다" 고 했다.

사진 속 인물들은 지난 20일 한 종교 단체가 전쟁기념관에서 주최한 걷기 대회 참가자들이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 관계자는 "천막 뒤에서 벌어진 일이라 관리자가 통제하지 못했다"며 "좋은 취지로 연 행사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들이 식사를 한 참전국 기념비는 평화광장에 설치돼 있다. 참전국 기념비는 6·25전쟁 당시 유엔참전국 16개국과 의료진을 파병한 21개 국가를 상징한다. 지난 2015년 11월 유엔창설 70주년을 맞아 ‘나라사랑’과 ‘호국안보의식’ 함양을 위해 설치됐다.

전쟁기념관 관계자는 "당시 근무자가 이 사실을 알고 바로 시정 조치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점에 대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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