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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죽어가는 지리산 구상나무, 되살릴 방법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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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6년 10월 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가 고사한 모습.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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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위기에 처한 지리산 구상나무를 되살릴 수 있는 실마리는 어디에 있을까. 환경부는 지리산 세석평전을 구상나무 복원의 단서로 꼽았으나 환경단체는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21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국립공원 내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어린 구상나무가 다른 곳보다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석평전 일대에는 어린 구상나무 개체 수가 1㏊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곳에서 11.6㎞ 떨어진 반야봉에는 같은 면적에 250여 그루,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에 불과했다.

공단은 “이런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보전·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세석평전의 기온과 토양환경, 바람 세기, 서식 동식물 등 생육환경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석평전과 지리산 내 다른 구역의 차이를 분석해 구상나무 생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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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국립공원 내 구상나무 자생지 서식도.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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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사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압박(스트레스) 누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단 조사 결과 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 중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으며, 약 70여년 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돼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상나무는 소나뭇과에 속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흔히 크리스마스트리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이날 환경부 발표에 대해 녹색연합은 “지리산 구상나무 떼죽음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녹색연합은 “공단이 파악한 것은 어린 개체 뿐인데, 세석평전의 어린 구상나무도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키 100∼150㎝가 되면 대부분 죽는다”며 “어린 개체들이 청소년기를 넘기지 못하고 죽어가는 실상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구상나무가 죽어가는 모습, 죽어가는 기간 등 정확한 양상과 기후변화의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석평전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해발고도 약 1500~1600m의 오목한 산악지역으로,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는 뜻에서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세석평전의 해발고도는 1500∼1600m로,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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