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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홍영표 틀었나, 조국 막았나…협상 동력 잃은 패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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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은 멈추고야 마는 것인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도입하는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려는 여야 4당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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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왼쪽부터).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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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파행하면서 여야 4당은 협상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공수처에 기소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당내 반대론을 넘으려던 절충안이 ‘헛바퀴’만 돌다가 멈춰섰기 때문이다. 절충안은 판ㆍ검사와 경찰을 상대로 한 공수처의 수사에만 기소권을 주는 내용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를 추인받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길을 터보려 했지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게 없다”고 발언하면서 틀어졌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바보 같은 의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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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원내대표(왼쪽)와 홍영표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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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에 올리려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 소관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3 동의라는 요건은 두 당이 합의하면 충족된다. 공수처법 갈등이 결국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홍·김 원내대표와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19일 공수처법을 다시 조율하기 위해 만났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내지 못했다. 장 원내대표는 “월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다시 얘기해 볼 것”이라고만 말했다.

공수처법 합의를 위해 각 당이 어떤 아이디어를 어느 정도까지 구체화했는지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앞둔 선택은 분당을 각오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민주당 역시 내부 의견 차이를 조율해야 하는 입장이다. 협상을 위해서는 공수처 도입 의지가 높은 청와대를 설득해야 하고, 당내의 시각 차도 좁혀야 한다. 홍 원내대표가 ‘말 한마디’로 절충하기엔 눈치 볼 데가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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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월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 내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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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른미래당과 절충된 합의안이 청와대의 비토로 마지막 단계에서 꺾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 개혁과 권력기관 개편이라는 시스템이 갖춰지려면 공수처의 기소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영표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청와대의 반대가 있었는지 등) 전후 사정은 말할 수 없다. 협상 과정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갈 수 있는 건데 바른미래당에서 확대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권력기관 신설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공수처 설치에 반대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사실 당내에 패스트트랙을 달갑지 않아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에 따른 지역구 감소 등이 민주당 의원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어서 오히려 패스트트랙에 반감을 가진 의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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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월 19일 오전 국회에서 법안 설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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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선거제 개혁에 여야 정당은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만약 여기에서 선거제 개혁이 무산된다면 그 결과는 정치권 전체의 참담한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평을 했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9일 “100%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세를 고수한다면 그 당(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혁을 발목 잡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현ㆍ김경희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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