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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곽상욱 오산시장, 아시아 대표 뷰티도시·오산천 복원…`오산의 미래` 건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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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장의 맛과 멋 ◆

매일경제

곽상욱 오산시장이 지난 18일 오산시의 젖줄로 불리는 오산천에서 인터뷰하며 뷰티도시 건설, 창의적 인재 육성 등 시의 발전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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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의 '맛'을 한 번 느껴보실래요?"

공교롭게도 곽상욱 오산시장(54)을 만난 시각은 지난 18일 점심시간을 코앞에 둔 오전 11시 30분. 곽 시장은 오산시가 자랑하는 소문난 맛집부터 소개하고 싶단다. 곽 시장과 향한 곳은 오산시 오산동에 있는 맛집 '오산할머니집'. 메뉴는 소머리 설렁탕과 수육이 전부였다. 옛 정취가 풍긴다는 것 말고는 외관도 허름했다. 겉모습과 달리 이 식당의 면면은 화려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에 선정된 식당으로 4대째 운영 중이라고 했다. 곽 시장은 "전국 맛집을 다니면서 많이 먹어봤는데 여기가 최고"라면서 깨알 자랑을 늘어놓았다. 곽 시장은 오산천을 둘러보거나 마음에 여유가 필요할 때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곽 시장은 3선 시장이다. 2010년부터 오산시장으로 3연속 출마해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지난해 선거에서 당선된 경기도 31개 기초단체장 중 3선 시장은 3명뿐이다. 1989년 화성군 오산읍에서 시로 승격돼 올해 시 승격 30주년을 맞았으니 시 역사의 3분의 1이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시 승격 전 인구 5만여 명, 1년 예산 200억원에 불과했던 오산시는 현재 인구 23만명, 1년 예산 7000억원을 집행하는 강소 기초단체로 변모했다.

곽 시장이 오산할머니집 식당에서 직선거리로 200m 떨어진 오산천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오산시장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촉매제이자 10년 동안 시장을 하면서 무한 애정을 쏟은 곳이기 때문이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오산천은 오산의 젖줄과도 같다. 오산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면서 썩어가는 오산천에 분노를 느낀 그는 시장 당선 후 오산천 살리기에 집중해 수달의 배설물이 발견될 정도로 깨끗한 하천을 만들었다. 곽 시장은 "제가 어릴 때 맑고 푸르던 오산천이 썩어가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오산천 수질을 조사하고 오염 원천을 찾아내 고발하는 등 시민과 함께 민간 운동 차원의 많은 노력을 했지만 부족한 면이 많았다"면서 "오산천을 살리기 위해 정치와 행정을 직접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2010년 곽 시장은 민관협의체인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를 만들고, 오산천을 17개 구간으로 나눠 시민, 민간단체 등과 함께 하천변 정화 활동, 생태교란종 제거 등 오산천 돌보미 사업 등을 적극 펼쳤다.

곽 시장은 '오산천을 살린 시장'뿐만 아니라 '혁신교육 시장'으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도 오산 외 지역에서 교육 관련 특강 요청이 쇄도하고 "교육감인가요, 시장인가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을 정도다. 정계 입문 전 영어학원을 운영하며 사교육 시장 덕(?)을 봤던 그가 교육혁신 전도사로 180도 변신한 것이다.

곽 시장은 "2010년 시장으로 취임해 주변 도시 대비 행정구역이 작은 오산시를 차별화한 도시로 만들고 싶었지만 정주성이 매우 낮아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가 없었다"면서 "그 원인을 찾다 보니 교육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교육 환경이 너무 열악해 자녀가 초등학교 4~5학년이 되면 수원시 등 대도시로 빠져나가 변방 이미지가 더 커지고, 동시에 주민 자존감도 낮아졌다"면서 "이주자의 절반이 교육 문제로 이주하는 것을 알고 교육주도성장 전략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곽 시장은 2010년 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교육협력과를 신설하고 경기도교육청 주관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따내는 등 교육 도시 기반 조성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 특히 대학입시에 매몰돼 학원으로 몰리는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학교 안과 밖에 다양한 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학생 1인 1악기, 1인 1체육, 교사와 학생의 토론식 수업 등이 이렇게 탄생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 최초로 유치원·초·중등학교 학생에게 수영을 의무교육화한 '생존수영 체험학습'은 수원·고양·성남·화성 등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30개 돌봄센터는 방과 후 아이들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학습까지 돕고 있다.

학교 밖 하수종말처리장, 시청 등은 배움터로 변했다. 학부모와 자녀는 학교 밖 환경·역사·문화·생태·경제 관련 시설을 교과와 연계해 배움터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물의 가치 등을 배우는 식이다. 이렇게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시민참여학교'만 1600개에 달한다.

도시 전체를 교육혁신의 장으로 만든 곽 시장의 도전은 빛을 발했다. 오산시에 따르면 10년 전 성적이 우수한 중학생 중 90% 이상이 수원 등 인근 도시로 빠져나갔지만 지금은 82%가 오산 소재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2013년 37%에 불과했던 오산 거주 의향자도 2017년 84%로 뛰었다.

곽 시장은 "처음에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오산을 떠나지 않게 교육도시를 만들고자 했고, 두 번째 당선된 뒤에는 방어적 차원을 넘어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를 목표로 했다"면서 "지난해부터는 전국 지자체들이 배우러 오는 교육도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 교육도시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시장은 다음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세 번 내리 당선돼 '3선 연임 제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가 오산시장으로서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3년 정도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당선과 동시에 공약실천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해 128개 선거 공약을 정리했다"면서 "특히 이 중에서도 5대 먹거리 사업을 반드시 이뤄내 자족도시의 면모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곽 시장이 말한 5대 먹거리 산업은 오산천 전체 수계 생태 복원, 죽미령 유엔초전기념 평화공원 조성, 내삼미동 공유 용지 교육한류관광복합단지 구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확대 등재를 위한 독산성 원형 복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산 뷰티도시 건설 등이다. 6·25전쟁 당시 미군 첫 전투지인 내삼미동 일대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죽미령 유엔초전기념 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격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깜짝 이벤트까지 구상하고 있었다. 곽 시장은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내년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유엔 사무총장을 이곳으로 초대해 평화협상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시장은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교육혁신이 오산시의 문화를 바꿨다고 감히 자부한다.

특히 그는 "절정의 청년기를 보내고 있는 오산은 미래 100년을 지향하는 황금 발전기에 있다"면서 "화려한 단발성 이벤트를 지양하고 다양한 문화행사와 역사적 가치를 담은 시민행사 등을 통해 100년 미래도시의 토대를 마련하고 떠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마지막 질문에 곽 시장은 "약속을 지켰던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짧게 답했다.

■ 201억 투입해 수질정화·인공습지 조성…청정하천 바뀌니 쏘가리·수달도 찾아와
오산의 젖줄 오산천은 어떤곳

매일경제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오산천 전경.


오산천은 경기도 오산시의 자랑거리다. 경기도 용인시 석성산 향린동산에서 시작해 화성시, 오산시, 평택시까지 거쳐 서해로 빠져나간다.

총길이 15㎞ 중 4.12㎞가 오산 도심을 관통하다 보니 오산의 젖줄로 통한다. 중장년이 된 오산시민에겐 추억을 쌓은 장소이기도 하다.

오산천은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로 본모습을 잃어버렸다. 생활 오폐수 등이 여과없이 흘러들면서 자정(自淨) 능력을 잃고 악취가 진동했다.

오산시는 2010년, 악취 도시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태하천 복원에 나섰다. 2017년까지 총 201억원을 투입해 수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우선 시는 오산천으로 들어오는 지류 하천의 수질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았다. 지류인 대호천에 수질정화시설, 가장천에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유입 실개천을 복원했다. 오산천 본류에 있던 금곡보를 철거하는 대신 자연형 여울을 조성해 물의 흐름을 개선했다. 낙차(落差)의 힘으로 공기가 물속으로 많이 유입되자 자연정화 기능도 향상됐다.

그 결과 오산천 하류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나쁨'을 뜻하는 5등급(8.2㎎/ℓ)에서 '보통'수준인 3등급(3.8㎎/ℓ)으로 개선됐다.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황조롱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새매가 나타나고, 어류·저서생물 등이 늘어나며 생물다양성도 좋아졌다. 2017~2018년엔 환경부 주관 생태하천 복원 우수 사례로 2년 연속 선정됐다. 8월 오산시는 '제18회 한국강의 날 오산대회'를 개최해 썩은 하천의 대명사로 불리던 오산천의 불명예를 말끔히 날려버린다.

오산천 살리기에 온 힘을 쏟은 곽상욱 오산시장은 "생태하천의 본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상류지역의 수질 관련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물억새 100만그루, 꽃밭 정원 가꾸기 등을 한 결과 청정수에 산다는 쏘가리와 수달의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오산천 자전거도로도 재정비해 전국에서 자전거 타기 제일 좋은 도시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안에 서울 한강~탄천~오산천~평택에 이르는 수도권 남부 자전거 도로를 완성해 매년 개최하는 오산천 자전거 두바퀴 축제를 전국 축제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오산천이 되살아나면서 하류 쪽 11만7210㎡(약 3만5578평)에 1478만원을 들여 조성한 '맑음 터 공원'도 가족 휴식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산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76m 높이 전망대, 생태체험학습장인 오산 에코리움, 캠핑장 등이 조성돼 연간 15만명이 찾고 있다. 오산시 관계자는 "오산천은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뒤 악취 오명을 벗고 모든 시민이 사랑하는 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오산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 곽상욱 오산시장은 …

1964년 대전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곧바로 경기도 오산으로 데려와 출생 신고를 했다. 오산에 있는 성호초, 오산중·고등학교를 졸업해 사실상 오산 토박이다. 단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때 오산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 설립·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수년간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로 활동했다. 2010년 오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3선 시장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오산시체육회장, 오산문화재단 이사장,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 부회장,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기초단체장협의회장,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감사,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오산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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