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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밀리테크 4.0시대…기술선점 나선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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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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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가 결국 G2 간 무역 전쟁으로 귀결된 지 1년이 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2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관세 부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무역전쟁으로 포문을 연 패권 다툼은 무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강대국 패권 다툼의 본질이 사실은 첨단과학기술과 군사력 경쟁에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미국은 중국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서 이미 미국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갖추기 시작하자 관세전쟁과 함께 세계 통신기술의 선두 주자인 화웨이 같은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보이콧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매일경제 국민보고대회팀이 펴낸 '밀리테크 4.0'은 세계 양대 초강대국 간 무역전쟁의 이면에 기술 패권과 특히 첨단군사무기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달 20일 매일경제신문이 'miliTECH 4.0 기술패권시대 신성장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제28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 내용을 집대성한 것이다.

책은 패권 경쟁의 본질을 '밀리테크(miliTECH·군사과학기술)'라고 명명했다. 밀리테크란 군사(military)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전쟁의 승부를 판가름하는 핵심 군사과학기술이자 산업기술의 원천을 의미한다. '밀리테크 4.0'은 이런 내용을 담아 세계 권력 지도를 바꾸는 열쇠인 밀리테크의 개념과 현황, 과제 등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유사 이래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동력이었던 밀리테크는 철기혁명, 화약 발명, 산업혁명을 통해 1.0에서 2.0을 거쳐 3.0으로 진화해 왔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밀리테크4.0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밀리테크는 전쟁에서뿐만 아니라 서구 근대 과학혁명과 인류의 성장을 추동해 온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인터넷, 스마트폰, 전자레인지, 내비게이션 등 인류의 진보를 이룬 많은 혁신제품이 군사과학기술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대명사 아이폰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은 미국 애플의 자체 연구소가 아니라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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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기술은 전시에는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군사 무기의 뼈대가 되고, 평시에는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역군이 된다는 점에서 밀리테크 버전 4.0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가 궁극적으로 세계 패권을 잡게 된다는 게 책의 요지다. 실제 미국과 중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AI, 사이버보안, 로봇, 5G 등 민군 겸용(dual-use) 기술과 산업 분야는 미래 먹거리뿐 아니라 군사 패권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하이테크다.

책이 인용한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래 전쟁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나온 첨단기술을 활용해 전장이 우주와 사이버 영역으로 확장하고 전투 수단과 무기 체계는 무인 자율화된다.

이런 세계적 조류와 기술 흐름을 우리나라가 또 한번 놓친다면 밀리테크 3.0 시대에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식민 지배, 장기간의 내전 등 엄청난 비극과 고난이 재현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책은 에둘러 경고한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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