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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2명 단식 중인데…서울대 '성추행 교수 파면' 협상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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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1차 공식면담에서 협상 결렬

교원징계규정 제정안 두고 이견

"더이상 면담이 무슨 의미가 있나"

특위 학생들, 투쟁 수위 높일 듯

뉴시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 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인문대 8동 앞 해방터에서 열린 학생총회에서 참석한 인문대학 학생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2019.04.02.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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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성추행 및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A교수 파면을 요구하는 서울대 학생들의 투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 2명이 무기한 단식에 나선 가운데 학교와의 협상도 결렬되면서 보다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19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와 학교 측은 전날 오전 진행된 첫 공식 면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교원징계규정 마련에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특위 요구에 학교 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민정 특위 공동대표는 "학교는 교원징계규정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위는 A교수 파면 및 신설되는 교원징계규정에 학생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교원징계규정에 피해자가 징계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학생이 피해자인 경우 학생도 징계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위원장은 "학교 측은 A교수 사안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요청하면 (절차 공개를) 고려는 해 보겠다고 한다"며 "그러나 저희는 모든 학생 피해자가 요청만 하면 절차를 알 수 있도록 규정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현재 교원징계규정 초안을 마련해 제정을 앞두고 있다. 특위는 지난해 5월 서울대 사회대 H교수 성추행 당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한 교원징계규정 제정을 약속해놓고 지난 2월 학교가 태세를 바꾸고 독단으로 초안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위는 2개 요구사항이 모두 관철되지 않으면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수빈 인문대 학생회장은 지난 3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으나 건강 문제로 보름째 되는 17일 중단했다. 윤 대표와 신유림 서문과 학생회장이 이를 이어받아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은 투쟁의 수위를 보다 높일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제자 성추행 및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18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A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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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비공식적으로 계속 얘기를 했고, 공식적인 첫 면담을 했는데도 합의를 할 수 없었다"며 "이제 더이상 면담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더 강하게 나가지 않는 이상 학교의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파면은 그 절차 때문에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파면에 앞서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한 차례 매듭을 지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학교 측은 딱히 협조하지 않으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석민 서울대 교무처장은 "교원징계규정이 거의 마무리 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당장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안을 집어 넣기는 어렵다는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제자를 성추행하고 외국인 강사의 연구를 갈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A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서울대 인권센터가 A교수에게 정직 3개월의 처벌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성추행 피해 학생은 지난해 7월 인권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린 뒤 성추행으로 인정을 받았음에도 센터가 이같은 처벌을 내리는 데 그쳤다며 결국 실명 대자보를 붙여 A교수를 고발했다. 이어 외국인 강사 B씨가 A교수의 연구 갈취 및 논문 표절을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대는 A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지만 특위는 인권센터가 징계 수위를 징계 3개월 수준으로 권고한 만큼 징계위원회 역시 이 결정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투쟁에 나섰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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