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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레이더P] 박근혜 석방, 요구하는 이유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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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헤 전 대통령 구속이 4월 16일 자정으로 끝났다. 하지만 확정된 형이 있어 기결수 신분으로 복역이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검찰과 박 전 대통령 모두 상고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돼 집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속 기간이 만료되자 박 전 대통령 측근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석방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범여권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불에 데고 칼로 베는 듯한 통증"


매일경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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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유 변호사는 '건강상 이유'를 꼽았다. 유 변호사는 "2017년 3월 수감된 이후 허리디스크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지만 전혀 호전되지 않고, 불에 덴 것 같은 통증,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과 저림 증상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치소 내에서는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치료와 수술 시기를 놓친다면 큰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현 정부를 향해서도 석방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현 정부가 고령의 전직 여성 대통령에게 고통을 계속 감수하라고 하는 건 비인도적인 처사"라며 "이미 사법 처리 됐던 전직 대통령과 비교해 볼 때 박 전 대통령에게만 유독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국민 통합 차원에서"…보수 결집 의도 있나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취임사를 통해 분열과 갈등의 정치,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끝내겠다고 밝혔듯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적 차원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17일 박 전 대통령 석방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기만 해선 안 되고,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당 차원에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서 석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으로, 내년 총선을 꼽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보궐선거에서 선전했고 정부·여당 지지율이 지지부진하지만 보수층은 여전히 분열돼 있다. 박 전 대통령 석방 요구로 보수가 하나로 뭉쳐 총선을 치러야만 여당을 상대로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홍문종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가만히 있는 것은 정치적 도의도 아닐 뿐 아니라 내년 선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석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공세를 취할 수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대응할 가치가 없다…사법 정의 희화화"

범여권은 반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법과 상식에 따른 주장을 했으면 한다,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실정법의 상위법은 국민정서법이다, 관계 당국은 형집행정지 신청 문제를 엄정히 처리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한때 최고 권력을 누렸던 범법자가 구치소에서 풀려나는 이유가 수면 무호흡, 탈모, 허리 통증이라면 사법정의와 질서는 희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형집행정지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범여권에서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석방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선제적으로 공세를 취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중도층 민심을 보수 쪽으로 흘러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 석방 문제로 문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정치 공세로 키우지 않게 하기 위해 이를 원천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상 검토 마쳐…"석방 주장 신중해야" 이견도

황교안 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점을 감안해서 국민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는 황 대표의 지시로 당 법률자문위원회에서 석방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 건강 상태에 대해선 걱정하는 공감대가 있다. 하지만 석방에 대해선 이견도 존재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결국 중도층 민심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 문제를 당에서 언급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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