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2 (토)

블라디보스톡 방문 김정은, 어디로 갈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4·25일께 푸틴과 북-러 정상회담 준비 정황

숙소 유력한 극동연방대학 준비 조짐

즈베즈다 조선소·블라디보스톡 항만 시찰 가능성

전용열차로 나선-하산-블라디보스톡 1170여㎞ 이동 유력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4~25일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는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분위기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17일 블라디보스톡 역과 주변을 점검하는 모습이 일본 언론에 포착된 점이 대표적이다. 김 부장은 언론에 포착된 17일보다 며칠 전에 미리 현지에 도착해 김 위원장의 방문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한 극동연방대학교의 S동 복사실 유리창에는 17일만 하더라도 “김정은 (위원장) 방문으로 17일부터 24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공지문이 붙어 있었다. 바로 다음 날인 18일 해당 공지문은 사라졌지만, 건물 안에 붉은 카펫이 깔리는 등 행사를 준비하는 정확이 목격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S동은 러시아가 매년 개최하는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장소로,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이 대학 캠퍼스에서 열릴 경우 회담장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다.

김 위원장 일행의 숙소에 대해, 블라디보스톡 현지 소식통은 “극동연방대학교에는 매년 동방경제포럼이 열릴 때 정상들의 숙소로 사용되는 숙소동 4개가 있고, 그 가운데 프레지덴셜 스위트도 있으며 시설이 좋아 김 위원장과 일행이 그곳에서 묵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극동연방대학이 위치한 루스키 섬은 블라디보스톡 시내 남쪽에 있는 976㎢ 면적의 섬이다. 러시아 정부는 과거 러시아 해군 기지가 있었던 이 섬을 2012년 에이펙 정상회담 개최지로 선정해 대대적으로 개발했다. 에이펙 정상회담 당시 건설된 시설이 극동연방대학의 새 캠퍼스로 사용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톡 시내와는 루스키다리를 통해 연결돼 있다. 현지 소식통은 “동방경제포럼에는 매년 푸틴도 오고 한국, 일본 정상들이 다 참석하지만 다리를 봉쇄하거나 루스키섬을 봉쇄하진 않는다”며 “섬 자체를 봉쇄하지는 않지만 극동연방대학은 통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극동연방대학 정문 맞은편에 있는 재활병원에는 일반인 투숙이 가능한 시설이 있는데, 19일 오후 이곳의 모든 예약이 취소됐다고 전해진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톡에서 경제 시찰을 할 만한 곳으로는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인 즈베즈다 조선소와 블라디보스톡 항만시설 등이 꼽힌다. 현지 소식통은 “즈베즈다 조선소는 푸틴 대통령이 신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극동의 제조업 기지로 육성하는 곳이고, 블라디보스톡 항구는 러시아 극동의 물류 중심인데다 근처에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출발점이 있어서 김 위원장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이라고 전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톡까지 이동할 때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전용열차를 타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창선 부장이 블라디보스톡 역을 점검하는 모습이 목격됐고,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때도 전용열차를 이용한 전례가 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평양역을 출발해 평라선 구간을 달려 나진역까지 간 뒤 국경역인 두만강역에서 러시아 하산역으로 들어가 바라노프스키역을 거쳐 블라디보스톡까지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연구위원은 “평양에서 하산역까지가 853㎞이고, 하산-블라디보스톡까지 326㎞를 이동해 총 1179㎞를 시속 60㎞로 달리고 국경 지대에서 기관차 바퀴 부분을 교체해야 해 모두 22~23시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1435㎜ 표준궤, 러시아는 1520㎜광궤여서 기관차 바퀴 부분을 교체해야 하는데, 이 시설이 갖춰진 두만강역 또는 웅상역에서 교체하거나 표준궤와 광궤가 같이 깔린 나진-하산 구간에서 교체를 할 것을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거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지만, 청진-투먼-훈춘-마하리노-블라디보스톡 구간은 화물 전용열차 노선이고, 무단장-수이펀허-그로데코보-우스리스크는 북쪽으로 너무 돌아가게 돼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안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노지원 박민희 기자 zone@hani.co.kr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