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그룹 3세에 마약 준 공급책…"판매 아니라 사다준 것"

SK그룹·현대그룹 등 재벌가 3세들에게 마약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 공급책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판매가 아니라 사다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압송되는 SK그룹 창업자 손자 최모씨. /연합뉴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첫 공판 준비 기일에서 마악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마약 공급책 A(27)씨의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전부 인정한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변호인을 통해 "그러나 공소사실 중 대마를 판매했다는 부분은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친한 형들로부터 부탁과 함께 돈을 받았고 대마를 구해서 전달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돈을 주면서 ‘빵을 좀 사오라’고 했을 때 그걸 사다 준 형태와 같다"며 "판매가 아니라 교부로 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동 매수든 매매 알선이든 법정형은 다르지 않지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검사는 "검토하겠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에게 대마 쿠키와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변종 마약 45g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구속기간이 연장돼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달 25일 기소될 예정이다.

추가로 A씨는 해외 유학 시절 알게 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손자 정모(28)씨에게 지난해 같은 종류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팔고 함께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이번 주말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A씨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21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안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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