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 지진

기상청 “큰 피해는 없을 것”

19일 오전 11시16분께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진도 4.3의 지진이 났다. 정확한 발생 위치는 북위 37.88, 동경 129.54이며, 발생 깊이는 32㎞다.

이 지진으로 인한 계기 진도는 강원 지역에서 4, 경북 3, 경기·충북 2로 측정됐다. 계기 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수준이다. 또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진동을 느낀다.

당초 기상청은 동해시 북동쪽 56㎞ 해역에서 진도 4.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가, 5분 만에 위치와 규모를 수정했다.

국내에서 진도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 2월10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당시에는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진도 4.1의 지진이 났다. 지난해 2월11일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는 진도 4.6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역이지만 진도가 4.3으로 큰 편이라 인근 지역 주민은 진동을 느꼈을 것이다. 다만, 해일 가능성이 없어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해 앞바다에서 난 이 지진으로 강원도 전체에서 진동이 감지되면서 신고 전화도 잇따랐다. 이날 강원도소방본부에는 10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는 많이 접수됐지만, 아직 지진으로 인한 피해 신고는 없다”고 밝혔다.

지진이 발생한 해상에서 가장 가까운 강릉에서는 갑자기 건물이 ‘쿵’하며 크게 흔들렸다. 강릉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공공기관인 강릉시청사에선 마치 무언가가 건물을 옆에서 박은 듯한 흔들림이 느껴졌다. 강릉시 한 공무원은 “근무 중에 지진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간 건물이 무너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강릉 경포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을 중단하고 학교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했다. 김인석 경포초 교감은 “평소에 지진 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연습을 꾸준히 했다. 수업 중에 지진이 발생해 바로 학생들을 안전하게 운동장으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정선중·고 학생들도 운동장으로 대피했다가 10여분 만에 교실로 돌아갔다.

동해 망상동에 사는 최승용(62)씨는 “건물에 있었는데 근처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것처럼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다행히 한번 쿵 하고 말아서 그런지 별다른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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