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김정은·푸틴의 '첫 만남', 文·트럼프 '비핵화 영향' 촉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the300] 크렘린궁 "4월 하반기 김정은 방문" 북러회담 공식화...北, 美압박 '우방 외교' 제재 논의 주목

머니투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제공)2019.3.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이달 말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확인했다. 북미 교착 국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미 압박용 '우방외교'를 본격화한 것이다. 한미는 북러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 정세와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18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하반기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지에선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24~25일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러는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대외 행보다. 북러 정상회담은 2011년 이후 8년 만으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비핵화-상응조치'의 새 계산법을 가져와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며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모든 나라들과의 친선과 협조의 유대를 강화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미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로 사회주의 국가와 연대하는 우방외교를 공식화한 것이다.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먼저 찾은 데엔 여러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북한 특유의 줄타기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미 압박과 동시에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북 지원 여력이 적은 중국에 '통 큰 지원'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지난 달 말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러 회담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견제용' 그런 게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모스크바=AP/뉴시스】 CNN은 러시아 의회가 7일 온라인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나 관료를 조롱하거나 가짜 뉴스를 배포하는 이들에 벌금, 혹은 최대 15일의 구금형을 내리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사진은 지난 6일 크렘린궁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 2019.03.07.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러 경제협력 타진과 대북제재 완화·우회·회피 등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중국과 함께 대북제제 완화 필요성을 거론해 온 국가다.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의 제재 회피에 공모하고 있다고 강하게 의심한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러 경협 강화와 함께 유엔 제재 결의를 위해 올해 말까지 철수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의 해법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러 밀착은 교착 국면인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러 회담이 잘 되면) 남북 대화나 북미 협상에서 북한이 버티기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 동력을 찾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한 우리 정부와 미국도 북러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비핵화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함께 북러 정상회담 등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핵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양국의 대북 접촉 등 북한 문제와 비핵화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주러 미국 대사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차질없는 대북제재 이행 공조와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설득을 요청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미·일·중·러의 다각 정상외교 국면도 숨가쁘게 전개될 전망이다.

오상헌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