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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보험왕 포상' 이벤트 없애는 보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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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8일 오후 충남 천안 교보생명 계성원(연수원)에서 열린 ‘2019 고객보장대상’ 시상식에서 교보생명 재무설계사(FP)들의 토크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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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 보험사마다 전년도 판매 실적에 따라 최우수 보험설계사를 골라 포상하는 ‘연도대상’ 이벤트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18일 열린 ‘2019 고객보장대상’에서 작년까지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로 여겨졌던 대상(보험왕) 수상 행사를 폐지했다. 대신 주요 수상자들은 ‘챔피언스 그룹’으로 묶어 시상을 간소화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과열 경쟁과 성과 제일주의에서 벗어나, 재무설계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며 함께 성장하는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변경 취지를 밝혔다.

교보생명은 시상식을 축소한 대신 토론ㆍ특강ㆍ뮤지컬 공연 등으로 행사를 채웠다. 토론 세션에서는 설계사들이 고객의 역경 극복을 도운 사연을 공유하고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선ㆍ후배 설계사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선배는 후배를 진심으로 이끌고 후배는 선배를 존중하면서 컨설턴트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존경 받는 참사람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도대상을 없앤 건 교보생명이 처음이 아니다. 생명보험업계 빅3 가운데 앞서 삼성생명이 2015년부터 연도대상에서 ‘보험왕’을 없앴다. 삼성생명은 이후 순위로 우수 설계사를 선정하는 상대평가 대신, 일정한 절대 기준을 충족한 수상자 모두가 축하를 받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모든 수상자를 한 자리에 모으는 대신 지역별로 여러 차례 행사를 치른다.

이는 기존 설계사 조직 운영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결과다. ‘보험왕’의 영광은 영업활동을 하는 설계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무리한 영업 경쟁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아직 보험사들 대부분은 보험왕을 뽑는 형태의 행사를 유지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 보호가 더욱 강조되고 있어, 고객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끊지 않는 설계사가 결국 좋은 실적을 거둔다“며 “보험왕 제도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의 연도대상 폐지에 대해서는 “영업조직 전체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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