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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집권당한테 뺨맞고 집안싸움까지… 유승민 "이런데 의총하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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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공수처 합의" 발언 직후 홍영표 "합의한 적 없다" 발 빼

바른미래 안철수계, 孫사퇴 요구

바른미래당이 18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말 몇 마디가 전해지면서 결론 없이 끝났다.

핵심 안건은 '민주당과 합의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처리'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공수처가 검사·판사·고위 경찰(경무관급 이상)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에 (민주당과) 잠정 합의했다"면서 찬반 투표를 시도했다.

조선일보

바른미래당이 18일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처리 문제 등을 논의하는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다. 손학규(왼쪽) 대표와 유승민(오른쪽) 의원 등이 의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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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전 10시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수처 합의안을 제안한 적도 없고,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의총장 기류가 급변했다. 지상욱 의원 등이 "민주당은 공수처법에 합의하지도 않았다는데 우리만 '닭 쫓던 개 꼴'이 됐다"면서 반대, 의총은 3시간 30분 만에 마무리됐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 도중 "홍영표 원내대표가 합의안을 번복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바보같이 의총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의총은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최근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은 의총장 입장이 제지당하자 "이러려고 당원권을 정지했느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막아서는 당직자를 뿌리치고 들어간 이 의원은 손학규 대표 퇴진 요구를 했고, 임재훈 의원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 거취 문제와 '호남 신당 창당론(論)'을 둘러싼 설전도 벌어졌다. 이태규 의원은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민주평화당과의 합당을 반대한다"고 했고, 하태경 의원도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내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반면, 박주선·김성식 의원은 "손 대표와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고 맞섰다. 박 의원은 "제3지대에 빅텐트를 쳐서 중도·민생 정치 하려는 사람들을 규합해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당 혼란에 죄송하다. 단합하자"며 "여러 정계 개편설이 나오지만 거대 양당 체제 극복이 중요하며 (신당 창당은) 지금으로선 때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철수계 바른미래당 원외 지역위원장·정무직 당직자 등 9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에서 모임을 갖고 손 대표의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은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 다수가 지금 이대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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