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에 숨은 키워드
시민들 최고 가치는 공정·정의
‘불공정 인식’ 민주·한국당 비슷
“정치권 제 역할 못해 갈등 증폭”
불안한 대한민국 ③·끝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상실의 시대’에서 여주인공 미도리는 남자친구에게 말한다. 혁명이란 “모두들 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말을 지껄이며 감동한 척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저 서민일 뿐인 나는 변변찮은 곳에서 그럭저럭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픽=김주원·심정보 기자 zoom@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은 전문 조사업체인 타파크로스에 의뢰해 2017년 7월~지난해 말까지 빅데이터 1억2000만 건을 분석해 정치·사회·경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조사했다. 특히 정치 분야에서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이슈는 남북 정상회담(227만 건)과 ‘혜경궁 김씨’ 사건(208만 건), 지방선거(189만 건)였다. 국가적 행사였던 정상회담과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현 여권의 차기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관련 이슈가 제일 뜨거웠다.
이슈 원인별 분석 그래픽 이미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제가 됐던 이슈들의 이면에 숨은 키워드를 추출해 보니 정치 분야에서 시민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공정’과 ‘정의’였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이번 빅데이터 조사에선 상황이 달라졌다. 상위 5개 ‘불공정’ 관련 이슈의 전체 언급량을 분석하니 50.1%는 자유한국당, 49.9%는 더불어민주당과 관련됐다. 빅데이터로 보면 지난 정권과 현 정권이 모두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의미다. 빅데이터 조사를 진행한 타파크로스의 김용학 대표는 “현 정부가 권력층의 부정부패와 상류층의 갑질 등을 바로잡는 것을 기대했는데, 국민들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중백(사회학) 경희대 교수는 “지금도 여전히 ‘공정’과 ‘정의’를 원한다는 것은 기대만큼 현실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이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하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과 혼란을 키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대중매체와 소셜미디어의 빅데이터를 통해 어떤 이슈가 화제가 됐고, 이유는 무엇인지 분석했다. 이슈에 관한 키워드 속에 담긴 시대정신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인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하반기까지 1년6개월간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와 인터넷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780개 이슈를 선정했고, 총 1억1957만여 개의 반응이나 언급을 분석했다. 사회·정치·경제별로 화제성과 중요도가 높은 이슈를 정해 각 이슈에 관한 시민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키워드를 추출했다. 또 이번 조사에선 2015년 상반기~ 2016년 상반기 1년6개월간의 조사 결과와 비교해 시대정신의 변화상도 확인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타파크로스에 의뢰해 조사를 진행했다.
◆ 특별취재팀=윤석만·남윤서·전민희 기자, 김혁준 인턴기자 sam@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