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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사설] 중국의 모빌리티 굴기 언제까지 쳐다만 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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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모빌리티(이동) 시장의 눈부신 성장세가 전 세계 자동차산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차량 호출, 차량 공유, 카풀, 전기차(EV)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교통수단을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00억위안(약 27조원)으로 3년 새 3배로 커졌다. 중국의 모빌리티 이용자는 무려 5억명에 달한다. 특히 2016년 글로벌 선두업체인 우버의 중국법인을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차량 호출 1위 업체 디디추싱은 시장점유율이 90%가 넘고 기업가치도 500억달러(약 56조86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디추싱은 내수시장뿐 아니라 브라질, 유럽, 북아프리카 등 글로벌시장을 공략하며 중국의 모빌리티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정보기술(IT)기업들이 디디추싱의 독주를 견제하며 1조7000억원을 투자해 플랫폼 합작개발에 나서는 등 중국에서는 모빌리티시장의 무한한 잠재력을 내다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국의 차량 호출 스타트업인 유카가 독일 유명 완성차 브랜드인 보르크바르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중국의 모빌리티 굴기에 긴장한 완성차업체들은 글로벌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연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합종연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모빌리티 산업 현주소는 어떠한가. 스마트폰 사용률 1위, 신용카드 사용률 1위로 모빌리티산업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13년 한국에 진출한 우버는 2년 만에 불법으로 판정받고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콜버스, 풀러스, 차차 등 혁신적인 기업들이 등장했지만 규제에 발목 잡혀 사업을 접거나 고전하고 있다. 택시업계와 카풀업계의 갈등으로 오랜 진통을 겪은 카풀서비스는 대타협에 이르는 듯했지만 카풀업체들이 반발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세계는 모빌리티 혁명 중인데 우리는 규제 장벽에 아직 싹도 못 틔우고 있는 것이다. 모빌리티시장은 차량 공유를 넘어 자율주행 시대로 향해가고 있다. 로봇이 운전대를 잡는 시대가 곧 도래할 텐데 아직도 택시냐 차량 공유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런 갈라파고스도 없다. 언제까지 중국의 모빌리티 굴기를 쳐다만 보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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