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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오래 전 ‘이날’]4월19일 세기말의 귀한 손님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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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99년 4월19일 귀한 손님 맞이

경향신문

김대중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1999년 4월 19일 오후 청와대 공식환영식을 마치고 무개차를 타고 본관으로 가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년 전 오늘 한국은 귀한 손님 맞이로 떠들썩했습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그의 남편 필립공이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한 것인데요. 1883년 조선이 영국과 국교를 맺은 이래 영국 국왕의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여왕의 방한 첫날인 1999년 4월19일 경향신문에도 한국의 달뜬 분위기가 그대로 담겼습니다. 이날 신문은 ‘세기말의 귀빈…설렘…긴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설렘 속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역사적인 방한을 하루 앞둔 18일 청와대, 총리실, 외교통상부 등 정부 관련부처는 물론 여왕 내외가 방문할 대우, LG 등 기업들은 관계자들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해 영접준비를 최종 점검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측이 1997년 다이애나 세자빈 사망 이후 여왕의 경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 정부 관계자들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사설에서도 여왕 방한에 대한 기대를 읽을 수가 있었는데요. ‘영국 여왕의 역사적 방한’이라는 제목의 사설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역사적인 방한은 양국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양국 국민들에게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민들에게 영국 왕실의 수반일 뿐 아니라 대영제국의 단합과 단결의 상징적 존재인 여왕의 방문은 큰 위로와 격려가 아닐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경향신문

이날 오후 서울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나흘간 쉬지 않고 바삐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서울 동작동의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청와대를 방문, 김대중 대통령과 양국간 우호 협력 증진 방안과 문화예술 등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울 미동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의 태권도 무술 시범을 관람하고, 서울 인사동 거리를 방문해 고서화와 골동품을 둘러보거나 대우 ‘디자인 포럼’ 등 산업현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방한 사흘째인 21일에는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을 방문했는데요. 이날 73번째 생일을 맞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의 전통적인 생일상을 받는 모습은 화제가 됐습니다. 한류스타 류시원의 생가 담연재에 마련된 여왕의 생일상에는 궁중에서 임금에게만 올리던 문어오림(말린 문어 발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오려 놓은 것), 매화나무로 만든 꽃나무 떡 등 47가지 전통음식이 올랐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의 여왕의 한국 방문은 영국은 물론 영연방 소속 54개국에 중계되며 한국 전통문화를 해외에 소개하는 기회로도 활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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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99년 4월22일자 1면.


엘리자베스 여왕 방한 이후 20년이 지났습니다.

경북 안동시는 이를 기념해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59)를 오는 5월14일 초대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앤드루 왕자는 20년 전 여왕이 찾은 하회마을과 농산물 도매시장, 봉정사에 들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하회마을에서는 왕자 환영 행사를 여는 등 여왕 방문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1999년 4월의 기억을 간직한 분이라면 앤드루 왕자의 방한에 맞춰 하회마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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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 위키백과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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