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공천 파동 논란이 있었던 지난 20대 총선을 포함해 역대 총선에서 공천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검토해 보는 회의를 열었다"며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고, 향후 논의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제시한 청년·여성 중심 인재 영입과 보수 대통합 원칙을 뒷받침하는 공천룰을 마련하는 데는 민주당보다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당내에서는 한국당 중심 보수 재건을 이뤄내기 위해 민주당이 제시한 현역 의원 하위 20% 페널티 방침보다 더 강력한 물갈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이 커질 경우 과거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반복됐던 '공천 학살' '공천 파동'이 재현되면서 당내 갈등이 증폭돼 내년 총선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당시 공천 파동이 선거 패배의 핵심 원인이었던 만큼 (내년 총선에 대비해) 안정 속에서 새로운 인재 영입과 외연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룰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이 잠정 결정한 새 공천룰은 '중진 물갈이' 대신 '현역 살리기'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집권 3년차 안정을 위해서도 대거 물갈이보다는 안정감 있는 공천으로 잡음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현역 의원이 내년 총선에 다시 출마하면 전원 당내 경선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공천 기준을 잠정 결정했다. 당 자체 평가로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은 공천심사와 경선 때 20%를 감점하는 한편 정치 신인에겐 공천심사 때부터 1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다수의 현역 의원들은 하위 20%에 들더라도 강제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두 경선에 붙이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에 대해 감산을 20%까지 하더라도 현역의 경우 정치 신인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본인이 지난 전당대회 전에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물갈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공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과감한 개혁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고재만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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