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 매각보다 증자 규모가 중요
ABS 의존도 낮출 자금 투입 필수
(그래픽=김정훈 기자)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작업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새 주인’이 확충할 자금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시장성 차입금을 점차 줄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도 충분한 규모의 유상증자가 결국 관건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1조원 안팎의 증자설(說)이 돌고 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16일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진다면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신용등급의 방향이 현재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3년물 회사채 금리 신용등급은 BBB-. 한 단계만 더 떨어지면 투기등급인 BB+다. 신평사들은 이미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 주인이 누가 될지, 또 그 주인의 자금력이 얼마나 될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다른 금융권 인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본다면 (5000억원가량의 구주 매각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가 훨씬 중요하다”며 “새 주인의 증자 여력이 얼마나 되는 지가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2월말 별도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규모는 3조895억원이다. 이 중 자산유동화증권(ABS)는 1조502억원에 달한다. 총 차입금의 34.0%다.
아시아나항공에 당장 닥친 유동성 위기는 오는 25일이다.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다. 다만 이는 채권단이 전날 회의를 통해 “매각 절차 중 유동성 부족 등 시장의 우려가 발생되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결의한 만큼 가시적인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 최소한 규모의 회사채만 발행하고 BBB- 이상의 유효등급만 받아두면서 ‘무등급 트리거’를 피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대외 변수 불확실성의 영향이 큰 항공업 특성상 1조원이 넘는 시장성 차입금은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명훈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3실장은 “중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ABS 의존도를 낮추는 차입 구조의 재설계와 이를 위한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새 주인이 될 대기업집단의 자금력과 함께 유상증자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1조원 이상의 자금력은 돼야 한다는 시장의 관측이 파다한 상황이다.
박소영 수석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매각 진행 절차와 매각시 신규 대주주에 의한 유사시 지원 수혜 가능성, 추가 유상증자 여부와 그 규모 등을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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