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밀착카메라] 마구잡이 난개발…"1박에 5만원도 못 받아요"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지금 제주에는 문 닫는 '숙박 업소'들이 많습니다. 지난 4년 동안 2000곳이 넘습니다. 또 남아있는 곳들은 그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런 마구잡이 개발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 몫입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올레길로 유명한 제주도 법환마을입니다.

게스트하우스들이 몰려 있는 마을 한복판.

무성한 잡초들 사이에 고지서들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주인이 2번이나 바뀐 끝에 결국 문을 닫은 게스트하우스입니다.

5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또다른 게스트하우스.

바닷가 바로 앞에 있어서 손님이 제법 있을 법한 이 게스트하우스도 폐업한 상태입니다.

안에는 식탁과 침대 등 가구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관리를 하지 않은지 시간이 좀 지났는지 칠이 모두 벗겨져버렸고 이 오토바이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녹이 슬어버렸습니다.

[ 주민 : 위에 호텔이 안 차니까 거기서 저가형으로 때리다 보니까 밑에는 (게스트하우스가) 이제 호텔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지난 2012년 전통가옥을 개조해 문을 연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올레길 중턱에 위치해 손님들이 끊이지 않던 곳입니다.

하지만 최근 찾는 사람들이 줄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 : 있는 데서는 광고하고 노출되고 하니까 박리다매로 팔아버리고, 없는 데는 광고할 돈도 없고 노출도 안 되니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중국인 단체관광이 끊기면서 제주도 호텔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2017년.

이후 호텔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지금은 게스트하우스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도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서귀포 혁신도시입니다.

한 구역에만 10여개의 호텔이 있지만 문을 연 곳은 4곳 밖에 되지 않습니다.

1~2년 밖에 안된 신축 호텔들도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A호텔 관계자 : 너무 우후죽순, 솔직히 오는 인원은 주는데 건물은 늘어나고…은근히 죽어 있는 호텔들이 많아요.]

밤이 돼도 불을 켜진 호텔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영업 중인 호텔들의 경우 가격 경쟁이 치열합니다.

[B호텔 관계자 : 옛날에 보면 가격이 셌어요. 지금은 한 5만원도 못 받아요. (지금은 얼마에 그러면?) 지금 4만원이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을 모집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했던 한 분양형 호텔입니다.

이미 1층에 있는 편의점은 문을 닫은 상태고요.

중국인을 염두에 둔 문구도 눈에 띄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호텔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C호텔 관계자 : 이런 분양형 호텔은 솔직히 말해서 가만히 보니까 기획부동산 아니에요? 그것을 왜 허가를 내주는지 모르겠어요.]

일부 고급 호텔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중국 자본을 유치해 지은 한 4.5성급 호텔입니다.

가장 저렴한 이 방의 가격이 원래 34만 원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대폭 할인을 해서 10만원 정도입니다.

제주도 숙박업소는 지난 2013년 2300여 곳 정도에서 지난해 5200여 곳, 2배로 늘었습니다.

공급이 넘치지만, 아직도 곳곳에서는 호텔을 세우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 : 이해가 안 되는 게 그렇게 숙박시설을 그렇게까지 많이 허가를…대형 숙박시설을 그렇게 허가를 많이 내주나…]

난개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입니다.

대규모 휴양 시설이 들어서기로 한 제주 헬스케어 단지.

중국 개발 업체가 사업을 보류하면서 2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정도/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 : 대부분의 개발 사업들을 허가해주는 형태로 진행된 부분이 과잉개발로 이어지면서 행정 차원의 브레이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라고 봅니다.]

올레길에 위치한 이곳은 원래 바다가 보이는 자연 그대로의 언덕이었습니다.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개발을 하려다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금은 빈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마구잡이로 진행된 난개발은 되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정원석, 김정은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