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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3년만 더 달라는 금호… 금융위 "시간 더 주는 게 무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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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채무 담보 잡힌 금호고속 지분 내놓는 자구안

3년간의 경영정상화 기간도 너무 길다는 지적

항공업계 현실도 녹록지 않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제훈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을 KDB산업은행에 제출함에 따라 공이 채권단으로 넘어왔다. 금호 측은 대주주 일가의 주식을 담보로 내놓고 3년의 시간과 5000억원의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부 입장은 좀더 강경하다.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호측 자구안과 관련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하면서 또 3년의 기회를 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한다"면서 "박 전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하는데 뭐가 달라진다고 하는지 이런 것까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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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로 담보설정? 돌려막기 논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는 자구안을 통해 그룹 지주사인 금호고속의 지분을 내놓으며 채권단에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이 추가로 내놓은 금호고속 지분은 이미 다른 채무에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이어서 '담보 돌려막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은에 따르면 금호 측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금호고속 지분은 총 47.5%다. 박 전 회장이 담보로 제시한 지분은 부인 이경열씨와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지분 4.8%, 본인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지분 42.7%으로 구성돼있다. 문제는 박 전 회장이 실제로 내놓은 것은 부인과 딸의 지분 4.8%뿐이라는 점이다.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이 내놓기로 한 금호고속 지분 42.7%는 이미 다른 채무의 담보물로 잡혀 있는 만큼 상징적 의미밖엔 없다는 것이다. 담보로 담보를 제공한 꼴이다.


3년 안에 정상화하겠다지만…

금호 측은 또 채권단에 5000억원의 유동성 공급을 요청하는 조건으로 3년 내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할 시 매각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꿔 말하면 3년 내 경영 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지난 수년간 성장세를 이어가던 항공여객 증가율은 최근 들어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신규 업체 3곳까지 1~2년 내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경영정상화가 3년 내 이뤄지는 게 핵심인데 이것은 아무도 모르는 영역"이라면서 "업황, 비수익노선 정리 등과 더불어 LCC와의 경쟁과 유가 등의 문제 등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됐을 때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국내 다른 대기업을 비롯한 인수 후보군들이 있는 상황에서 3년이라는 시간과 추가 자금을 지원할 이유가 있느냐도 고민 상황이다.

관건은 시장의 신뢰?

산은과 금융당국은 양해각서(MOU) 체결의 전제는 시장의 신뢰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MOU가 연장된다면 결국 그 판단 주체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산은이 이례적으로 금호 측의 자구안을 공개한 것 등도 결국 시장 등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의 판단은 후행적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산은과 금호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판단하지, 자구안 자체로는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MOU 체결 여부와 체결 시 담길 내용을 주목하고 있다"며 "자구안 자체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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