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6월말 요청했지만 장기 연기 가닥
단기 고집한 마크롱 고려해 10월말 절충
노딜 막았지만 英 여야 협상 성공 미지수
국민투표 통해 아예 없던 일 될 수도
EU가 브렉시트를 할로윈데이인 10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브렉시트를 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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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27개국 정상회의는 브렉시트 연장 시한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독일 등 12개국은 브렉시트를 연말 정도로 길게 연장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이 단기 연기를 고집해 EU 정상회의는 자정을 넘어서까지 갑론을박을 벌였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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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를 너무 길게 지연하면 EU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6월말까지만 허용하자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 당국자가 “영국이 EU의 기능을 방해하면 EU는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위해 영국의 양대 정당에 합리적인 시간을 줘야 한다”며 장기 연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과 연말까지 연기의 중간 정도로 합의를 봤다.
브렉시트 연기 시한을 논의 중인 정상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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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메이 총리는 6월 말까지 단기 연기를 해주면 그사이에 영국 노동당과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어 브렉시트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EU 측에 말했다.
브렉시트가 10월 말까지 연기됨에 따라 영국 여야 간 협상에서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그 전이라도 브렉시트는 현실화할 수 있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영국은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노동당은 EU와의 관세 동맹 잔류를 주장하지만, 보수당 강경파는 관세 동맹에서 떠나는 것을 마지노선처럼 주장하고 있어 타협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영국에서 떠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경제적 타격이 나타나자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등 강경파를 물리치고 국민이 다시 브렉시트를 결정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 장기간 연기 동안 브렉시트는 다시 국민의 의사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결정한 EU 정상회의.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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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이라는 암초를 무시한 채 보수당 정치인들이 꺼내 들었다가 국가를 미로로 밀어 넣은 브렉시트는 점점 미뤄지고 있다.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해 세계 경제는 일단 부담을 덜었다. 남은 것은 할로윈 브렉시트나 그보다 빠른 브렉시트가 가능할지, 아니면 브렉시트 자체가 없던 일이 될 것인지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메이 총리를 끌어내리고 싶어하지만, 정작 메이는 “나는 내 임무를 다하겠다"며 브렉시트를 마무리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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