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및 세월호 유가족 등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담 -부제 : '부재의 기억' 영화를 보다" 정책대담회에서 순국선열 및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19.4.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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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피해자들이 왜 (먼저) 돌아다녀야 하고, 왜 거꾸로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쳐야 하나.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이분들 힘이 없는 걸까. 앞에 (의원님들) 다 나가버리셨네요. 진짜로 저는 갈수록 머리가 혼란스럽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는 지적이었다.
유가족은 정책대담회 초반 좌석을 가득 채웠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행사 중반 자리를 비우자 "앞에 (의원님들) 다 나가버리셨네요"라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대담회를 관람하던 당 지도부 가운데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인사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뿐이었다.
민주당은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담-부제: '부재의 기억' 영화를 보다'라는 제목의 대담회를 개최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참석했다. 이들은 축사를 마친 이후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을 관람했다.
대부분의 행사에서 축사 이후 재빨리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이날 다큐멘터리를 끝까지 관람한 이유는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장 운영위원장은 의원들을 향해 "러닝타임 27분으로 아주 짧은 다큐멘터리"라며 "바쁘시고 힘드신 줄 알지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국민을 생각해 오늘 만큼은 모든 의원님들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가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원들은 다큐멘터리 상영 내내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끝나자 이해찬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는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이에 자연스레 의원들은 다큐멘터리 이후 예정된 유가족, 생존학생, 잠수사 등의 대담을 귀담아 듣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 행사의 핵심은 대담 과정에서 이들이 세상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 안에 담겨있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사회 아래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의 현장 상황, 참사 이후 국가의 역할 부재, 진상규명 촉구 과정에서의 상처 등에 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정부자 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은 "아무 것도 해놓은 것이 없이 5년의 시간이 흘렀다"고 말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마음 속에 품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 추모부서장은 "우리 아이들이 너무 억울해서 억울한 거 밝혀주고, 처벌할 사람 처벌하고, 안전하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만들어준 정부"라며 "그런데 올해에만 이렇게 힘이 없는 건지 이 바닥이 썩어빠져서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하는 건지 누구한테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제발 해결해달라"며 "저희 아이들이 이 당을 선택했을 때 억울한 것을 밝혀달라고 해준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생존학생 최민지씨도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국민에게 아직까지 진상규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가정이나 학교, 사회 전반에 진상규명의 중요성이 심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사람에 대한 불신과 무서움이 생겼다"며 "당시 어른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고 그때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아직도 많은 트라우마와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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