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자동차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8회 한국-광둥성 발전포럼'에서 텐센트와 '자율주행차 안전 및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에서는 지난해 11월 중국 지주사 정책기획실장(상무)에서 총경리로 승진한 이혁준 전무가 참석했고, 텐센트에서는 중샹핑 부총재가 참석해 MOU에 서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은 자율주행차 안전과 보안, 커넥티드 서비스, 클라우드·빅데이터 등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양측은 우선 현대차가 2030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안전·보안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 문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핵심 이슈로 꼽힌다. 구글, 인텔, 엔비디아, 바이두 등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도 도심 주행 시 사고 발생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해킹 방지 역시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핵심 어젠다 중 하나로 꼽힌다.
양측은 또 현대차가 중국 시장 전용 차량을 개발할 때 텐센트의 중국 소비자 DB를 활용하는 것에도 협력하는 방안을 찾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가 대다수 중국인이 가입한 메신저 프로그램 위챗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가 신차를 개발하고 마케팅할 때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중국 시장 판매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가 텐센트와 손을 맞잡기로 한 것은 최근 중국 사업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 수석부회장은 서울 양재동 본사에 있는 중국 사업 조직을 베이징으로 전진 배치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이병호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 사장도 조만간 중국으로 거점을 옮길 예정이다.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바닥으로 떨어진 베이징 현대차 1공장과 옌청 기아차 1공장도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중국 사업 정상화가 정 수석부회장이 풀어야 할 최대 과제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과 텐센트 간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차 이전에 기아차가 텐센트와 중국 전략 차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에서 공동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18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KX5'를 공개했는데, 이 차에 텐센트 QQ뮤직과 협업해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임성현 기자 / 문지웅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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