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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노 딜은 안 돼" 英 하원 브렉시트 연기 법안 한표 차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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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EU에 연기 요청하게 하는 내용

상원 통과시 효력…12일 노 딜은 피할 듯

메이, 야당과 타협안 논의 계속하기로

12일까지 초당적 해법 나올 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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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이 노 딜을 막기 위해 정부에 브렉시트 연기를 반드시 요청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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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이 3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313표, 반대 312표로 한 표차였다.

그동안 하원은 정부가 참고할 수 있는 결의안을 표결해왔다. 하지만 한차례 연기된 브렉시트 시한인 12일이 다가오자 정부를 구속할 수 있는 법안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이 법안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노동당 의원이 제안했다. 오는 12일까지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노 딜 브렉시트나 장기 연기 중 하나를 고르라고 EU는 통보했었다. 브렉시트 교착이 이어지면서 자칫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까 봐 하원이 정부에 반드시 연기를 요청하라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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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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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면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EU도 노 딜만은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당장 12일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등 야당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의를 하고 초당적 타협안을 논의했다. 최근 하원 표결 결과 보수당 내에서 메이의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은 의원은 여전히 35명에 달했다. 이런 상태로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메이 총리는 야당과 접점을 찾아 브렉시트를 시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배신"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내각 각료 두 명도 이 방안에 반대해 사임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국민투표를 받들려면 질서 있게 브렉시트 합의안을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의 첫 만남에서 당장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건설적인 만남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메이 총리가 노동당의 요구를 선뜻 수용하지는 않았다고 코빈 대표는 전했다. 노동당은 EU의 관세동맹 잔류 등을 주장하고 있다. 메이 정부가 야당과 손잡고 브렉시트 합의안을 처리하기로 한 만큼 '소프트 브렉시트'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언론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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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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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 등은 4일 다시 만나 조율에 나선다. 당장 12일 노 딜이라는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줄고 영국 여야가 타협 절차를 시작함에 따라 브렉시트 혼란상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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