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 관련 금융 상품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뿐만 아니라 카드, 적금 등 종류도 의외로 다양하다.
◇7개 보험사가 경쟁… 꼼꼼히 따져봐야
손해보험사들은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총 7개 회사가 반려동물 보험을 출시했다. 주로 비용 부담이 큰 동물병원 진료비와 수술비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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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는 지난 1일 업계 최초로 고양이 전용 보험을 출시했다. 작년 10월 출시한 강아지 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고양이 상품도 추가로 내놓은 것이다.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강아지 보험은 올 3월까지 9000명이 가입했다.
상품 간 기본 구조는 어느 보험사나 비슷하지만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있다.
보장 대상 동물은 가장 많이 기르는 개 위주이지만,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 KB손보는 고양이도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가능 연령은 한화손보가 10세로 가장 많고 삼성화재가 6세로 가장 적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열 살 강아지는 사람으로 치면 70세 정도가 된다"며 "고령인 강아지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행정 관청에 등록했는지 여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보험도 달라진다. 롯데손보, DB손보, 한화손보, KB손보는 정부의 동물 보호 관리 시스템에 반려동물을 등록해야 가입할 수 있다. 나머지 보험 상품은 등록하지 않아도 들 수 있다.
자기 반려동물이 사람을 무는 등 손해를 입힐 경우 배상 금액도 다르다. 보통 500만원 수준인데 삼성화재(3000만원)와 메리츠화재(1000만원)가 높은 편이다.
보험사별로 차별화된 강점도 있다. 메리츠화재는 전국 1600여개 동물 병원과 제휴해 의료비를 결제하면 바로 보험금이 청구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편리하다. DB손보는 강아지가 죽을 경우 장례비 30만원을 지급하고, 한화손보는 두 마리 이상 가입하면 보험료를 10% 깎아준다. 보험료는 반려동물의 종류나 나이 등에 따라 다른데 보통 월 3만~6만원 수준이다. 어릴 때 가입할수록 싸다.
◇반려동물 전용 카드·적금도
롯데·하나·KB국민 등 카드사들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용을 줄여주는 카드를 출시했다. 대부분 반려동물 용품을 많이 사는 대형마트 등 할인을 기본으로 하고 동물 병원 의료비 할인,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 할인, 반려동물 보험 무료 가입 등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 '위드펫 적금'은 병원비나 사료비 등으로 쓸 돈을 모으는 반려동물 전용 적금이다. 매월 30만원까지 넣을 수 있고 신한은행 모바일 뱅킹 앱 '쏠'에 반려동물 사진을 5장 이상 등록하면 연 0.5% 우대 금리를 준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의 경우 등록제가 정착돼야 하는데 아직도 등록률이 18% 수준"이라며 "동물 병원 진료비도 표준화되지 않고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 보험을 설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사들이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은 이 시장이 장래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작년 12월 펴낸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반려견 한 마리당 월 10만3000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도 매년 10% 넘게 팽창해 2017년 2조3300억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23년에는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고객연구팀장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며 "미국이나 일본은 이미 '펫코노미(반려동물 경제)'가 활성화돼 있는데 우리도 곧 붐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석 기자(com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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