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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넷플릭스 하나도 벅찬데 애플까지…국내 콘텐트시장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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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동영상 제공 TV 앱 확장

구글·디즈니도 곧 가세할 예정

국내 업계, 합종연횡으로 맞서

국내 콘텐트 유통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만 해도 상대하기 벅찬데 애플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플랫폼 강자 구글과 디즈니의 분위기도 심상찮다.

애플은 지난달 25일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동영상 스트리밍(OTT) 계획을 밝혔다. 여기엔 ‘애플TV 앱’을 확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애플TV 앱은 아이폰, 아이패드 뿐 아니라 애플TV 셋톱박스를 통해 훌루, 아마존 프라임 동영상, ESPN 같은 채널의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볼 수 있는 앱이다. 애플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의 TV에도 애플TV 앱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연내에 애플이 제공하는 콘텐트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콘텐트 업계는 구글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구글은 2010년에 세계 최초 스마트TV라 할 수 있는 ‘구글 TV’를 내놨지만 콘텐트 공급 업자들과 손잡지 못하면서 실패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스마트 기기의 운영체제(OS)를 장악해 플랫폼 제국을 구축한 구글이 콘텐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본다”고 했다. 어벤져스·겨울왕국 등으로 유명한 ‘콘텐트 강자’ 디즈니도 올해 말 OTT를 내놓는다. 디즈니는 지난달 20일 영화제작사 ‘20세기폭스’를 약 80조원에 인수해 미국 OTT 시장 3위 ‘훌루’의 최대 주주까지 됐다.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48조3100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매출(약 46조6100억원)을 넘어섰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확산하면 OTT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플랫폼 강자들이 콘텐트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이유다.

국내 콘텐트 업계는 초긴장 모드다.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지난해에만 3배 가까이 늘어 130만명에 달한다. 결제 금액만 연 1500억원에 달한다.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미디어들이 콘텐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미디어 공룡들에게 OTT 시장을 다 뺏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국내 OTT 시장은 지난해 5136억원, 올해 6345억원, 2020년에는 7801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상파 3사와 OTT 연합군을 만드는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초 ‘옥수수’ 사업 분할을 결정할 예정이다. 옥수수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동영상 서비스다. 신설 옥수수 법인은 지상파 3사가 함께 만든 동영상 서비스 ‘푹(POOQ)’과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옥수수 가입자 946만명과 푹 가입자 400만명이 합쳐지면 가칭 ‘푹수수(푹+옥수수)’는 국내 최대 OTT 업체가 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트의 제작·수급을 위해서는 700만~1000만 가입자를 지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KT는 국내 콘텐트 강자 CJ ENM을 자회사 지니뮤직의 2대 주주로 끌어들여 협업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손잡으면서 가입자 증가 등 ‘넷플릭스 효과’를 톡톡히 누린 LG유플러스는 추가로 우군을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강자들이 콘텐트 유통에 뛰어들면서 투자 계획, 콘텐트 확보 방안 등을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국내 업체들은 자체 콘텐트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한편으로는 해외 강자들과 합종연횡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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