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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금호·産銀 재무개선 협의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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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9일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사내이사에서 공식 사퇴했다. 박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KDB산업은행 간 재무 개선 협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대주주와 회사의 시장 신뢰 회복 노력'을 강조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대출 만기 연장 등과 관련해 금호산업과 약정(MOU) 협상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해 4월 6일 맺은 재무 개선 MOU의 1년 시효가 다음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MOU는 연장될 것으로 보면서도 MOU 연장을 전후해 채권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간에 힘 겨루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고 산업은행이 금융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대주주의 진정성과 금호 측에서 제출할 이행계획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의 시장 신뢰 회복 노력의 사례로는 사재 출연이나 주식 매각 등이 거론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실질적 변화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대주주의 진정성과 관련해서는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채권은행들의 대출 만기가 모두 연장돼도 4월 600억원 규모 회사채 등 분기마다 3000억원가량의 채무 상환을 해야 한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3월 말을 목표로 모집하다가 무산된 650억원 규모 영구채를 다시 발행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신용등급 하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추가 노력도 필요하다. 1분기 재무제표부터는 새 회계기준(IFRS-16)에 따라 항공기 운용리스를 부채로 반영해야 해 부채비율이 840%까지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투자자가 현시점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신용등급이 현재 BBB-에서 BB급으로 하락할 경우 장기차입금과 자산유동화채무에 대한 조기지급 사유가 생긴다는 점"이라며 "일부 채무불이행이나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사채나 금융리스에서도 (상환) 트리거가 발동되기 때문에 유동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삼구 회장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도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아시아나IDT 주주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친의 용퇴에 대해 "사퇴의 진정성이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룹의 상황과 운영에 대해 "저 역시 외부의 걱정에 대해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아시아나IDT 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선적으로 현재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상경영위원회가 꾸려졌다고 들었는데 필요하다면 참여하겠다"며 "이원태 부회장이 잘 이끌어줄 거라 생각하고, 힘을 보태야만 한다면 각오는 돼 있다"고 밝혀 향후 경영 보폭을 넓힐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 사장은 박삼구 회장의 용퇴 결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회사에서 말씀하셔서 (미리) 알았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용퇴로 장남인 박 사장의 행보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의 자진 사퇴 결정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찬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로서 취할 액션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아직은 뭐가 없다"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를 보유하며 금호산업(33.47%)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강두순 기자 / 전경운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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