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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난장판에 100만명 런던 거리 시위 "국민에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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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세기 최대' 이라크전 중단 시위 규모

런던 도심 가득 메우고 제2 국민투표 요구

브렉시트 취소 청원 휴 그랜트 등 470만 서명

영 언론 “내각 장관들 메이 축출 쿠데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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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함께 런던 거리로 나온 소녀가 브렉시트 반대 깃발을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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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갈등만 지속하자 시민들이 행동에 나섰다.

토요일인 23일(현지시간) 런던 중심부에는 최대 100만명(주최 측 추산)이 거리에서 행진하며 제2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국민에게 맡겨라'는 구호를 외친 이들은 EU 깃발과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등의 플래카드를 들었다. 이날 집회 규모는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벌어져 이번 세기 가장 큰 시위였던 2003년 이라크전 중단 시위와 맞먹는 규모였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과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등 잔류파 정치인들도 동참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의회 광장 등 런던 중심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왓슨 부대표는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통제할 능력을 상실했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다"며 “국민이 제2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을 수용해야만 메이의 합의안에 투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터전 수반은 “오늘은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한 최대의 기회가 찾아온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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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거리를 가득 메운 브렉시트 반대 시위대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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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나온 독일 출신 크리스 라히만은 “분위기가 축제 같다. 수많은 국적자가 모였지만 실제로는 모두 영국인"이라고 말했다. 집회에는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배우 레나 헤디, 그룹 펫 샵보이스의 닐 테넌트 등도 참가했다.

하지만 존 레드우드 전 보수당 의원은 BBC에 “지난 국민투표에서 1600만 명이 잔류를 원했고 지금도 일부는 EU에 남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들은 늘 소수였다"고 평가절하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취소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470만 명 이상이 이름을 올렸다. 배우 휴 그랜트와 과학자 브라이언 콕스 등 유명 인사들도 청원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청원을 시작한 마가렛 조지아두는 페이스북에 “전화로 세 차례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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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트라팔가 광장을 비롯해 런던 유명 거리에 브렉시트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가득 찼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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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2 국민투표 요구 시위에 나온 19살 대학생 칼리소 라탐은 “지난 국민투표에 나이가 어려 참여하지 못했는데 연구 보조금 등 내 미래에 브렉시트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의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62세 자영업자 롭 월시는 “나라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 내 아이와 손자들을 위해 이 나이에 처음으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캠페인을 주도했던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이날 오전 노팅엄 근처 린비에서 열린 브렉시트 찬성 집회에 등장했다. 브렉시트 찬성 집회는 지방에서 시작됐고 규모가 크지 않지만 런던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패라지는 브렉시트 지지자 200명가량 앞에서 “메이 총리가 영국을 굴욕의 국가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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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과 총리 관저 앞 두로 등에서 브렉시트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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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는 22일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충분한 지지가 없을 경우 다음 주에세 번째 합의안 표결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메이는 하원이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4월 12일 이전에 또 다른 연장을 요청하고 유럽의회 선거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게 싫을 경우 제2 국민투표를 하든지, 노 딜 브렉시트를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내각 장관들이 메이 총리를 낙마시키는 쿠데타를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25일 메이에게 사퇴 요구를 통보할 것이라고 더선데이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하지만 메이는 사퇴 의사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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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하원이 찬성하지 않으면 영국은 4월 12일까지 향후 계획을 EU 측에 밝혀야 한다. 메이 총리는 또 연기하거나, 제2 국민투표를 치르거나, 노딜 브렉시트 중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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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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