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결의안을 59대 41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은 상원 53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속 의원 12명이 트럼프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대거 반기를 들고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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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저지로 정부 예산에 국경 장벽 예산이 반영되지 않자 지난달 15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 국방 예산 등을 전용해 올해 총 80억 달러를 국경 장벽 건설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 표결 결과 나온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거부권(VETO)’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그는 이날 오전부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 한편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집안 단속에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원 결의안 표결과 관련, “나는 아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서도"오늘 상원에서 국경 안보와 장벽(이미 주요 공사가 진행 중인) 관련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중대 표결이 있다”면서 “나는 필요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로 올린 트위터에도 “공화당 상원 의원이 오늘의 결의안에 찬성 투표하면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와 범죄, 열린 국경 민주당을 위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보낸 비상사태 선포 반대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의회가 이를 다시 무력화하려면 전체 의원 3분의 2의 지지가 필요하다. 현재 공화당 의석 분포를 감안하면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력은 이번 표결로 상당한 타격을 받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표결을 ‘충성도 테스트’ 구도로 몰고 갔지만 12명이나 되는 공화당 상원이 반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원은 전날에도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라아비아 주도 연합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끝내는 결의안을 찬성 54명, 반대 46명으로 통과시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에 일격을 가한 바 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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