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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위한 새 합의안 승인투표를 부결시킴에 따라 영국 내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재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당장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없는 EU 탈퇴)'가 실현될 경우 피해를 입게 될 기업은 물론, 시간과 비용을 들여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 시한을 불과 보름 여 앞둔 상황이지만 영국 정부가 아무런 플랜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기업과 자금, 인력의 브렉시트 엑소더스(대탈출), 일명 브렉소더스(Brexodus)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13일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페어번 영국산업연맹 사무총장(Director General)은 전일 영국 의회가 새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부결시킨 것에 대해 "영국 의회는 서커스를 멈출 때가 됐다"며 "정당들이 새롭게 접근한 필요가 있으며 일자리와 생계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산업연맹은 영국 내 기업들을 회원들로 거느리고 있는 조직으로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곳이다.
전일 영국 하원의원은 브렉시트 새 합의안을 149표차로 부결시켰다. 영국은 이제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투표(13일),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할 경우 브렉시트 기한을 연장할지를 묻는 투표(14일)를 앞두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가 아닌 연장안을 택한다 해도 얼마나 연장할지, 기간 연장 결정 후 영국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선 아무도 없다.
당장 보름 뒤의 일 조차도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가 자동차 업계다. 닛산이나 혼다와 같은 자동차 기업들은 이달 초부터 영국 내 생산 축소 계획 및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닛산은 지난달 초, 영국 선더랜드 지역에서 신모델 차량 제작 계획을 전면 취소하면서 "무질서한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가중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국 내 생산기지를 둘 경우, 자동차 부품을 들여올 때나 차량을 수출할 때 모두 관세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 포르쉐 사업부는 주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차량 인도 시점에 영국이 EU를 탈퇴한 상황이라면 판매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고지하기도 했다.
버버리, 알렉산더 맥퀴 등 영국 유명 명품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의 명품기업협회인 월폴(Walpole)은 지난 11일,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단행할 경우 영국 명품회사들의 연간 손실액은 89억달러(약 10조1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조사결과를 내놨다. 영국에서 생산된 명품의 80%가 유럽 내로 수출되는데 관세 부활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헬렌 브로클뱅크 월폴 CEO는 "영국 명품회사들은 영국 체류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데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수 천억원의 비용을 예산으로 잡아둔 상황. 화이자는 브렉시트 관련 비용으로 2018~2021년사이 1억달러를 쓸 것으로 예측했다. 품질 검사 중복 비용, 의약품 재고 비축, 규정 변경에 따른 서류 갱신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됐다.
노딜 브렉시트만큼이나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것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현 상황이다.
일례로 BMW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브렉시트가 시행된 직후인 4월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연례 유지보수(annual maintenance) 기간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만일 영국이 브렉시트 기한을 연장한다면 이런 계획은 무용지물이 된다.
BMW의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유지보수 기간을 변경하기엔 너무 늦었다"며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해 다른 어떤 변경도 당장은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영국 패션업체 쥴스(Joules)는 영국을 거치지 않고 유럽 도매상들에게 제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네덜란드에 새 창고를 임대 중이고, 만일에 있을 환율 급변동을 피하기 위해 통화 헷지(위험회피) 기간도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려둔 상태다. 브렉시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한 것인데 만일 브렉시트 혼란시기가 길어진다면 이에 대한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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