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압박전략은 유지되고, 대통령이 결정하면 제재는 강화될 것"...정상회담 결렬 후 완강해지는 트럼프 정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 정부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입장이 더욱 완강해진 모습이다. 미국 당국자들은 대화 재개의 문은 열어두지만 북한이 먼저 비핵화 결단을 보일 때까지는 경제 제재를 유지·강화하면서 압박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에 대한 신중한 대응에서 잘 확인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한의 움직임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약간 실망했다”면서도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사장 복구가 “어떤 의도인지는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발사장이 이 시점에서 가동하고 있다는 걸 뒷받침할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북한이 과거의 나쁜 행실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는데,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을 어긴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북한이 이곳에서 우주 발사체를 발사해도 약속 위반은 마찬가지라고 분명히 했다.

미국은 연일 대화 재개 희망을 피력하지만 한편에선 제재 유지는 물론 강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현 시점에서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면서 “제재가 북한 경제에 참단한 효과를 끼치고 있으며 우리는 그런 제재 이행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제적인 파트너들과 협력하면서 “대북 경제 제재를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펼쳐보인 방향을 북한이 선택한다면 매우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압박 전략은 유지될 것이고, 대통령이 결정한다면 제재들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제 제재를 풀지 않는 것은 물론 강화할 수도 있다는 압박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5일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은 이미 제시한 협상 조건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며 남북 경협 카드를 활용해 북·미 대화 재개를 중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이 카드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당국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단계적 접근법 대신 일괄타결식 빅딜을 시도한 데 대해 “트럼프 정부의 누구도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김 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은 모든 대량파괴무기(WMD)의 파괴이며 거기에는 생화학무기도 포함된다고 확인했다.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한꺼번에 주도받는 포괄적 협상안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은 그러면서 향후 북·미 대화 재개는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궁극적으로는 정상회담을 끝내면서 공은 북한의 코트로 넘어갔다”며 “비핵화에 대한 일부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대화를 할지에 대한 결정은 일정 부분 북한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다. 트럼프 정부 첫 임기 내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폭스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명백히 다시 대화하는 것에 열려 있다”면서 “그러나 그는 북한이 큰 그림을 살펴볼 준비가 된다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재개에 열려있지만 북한이 먼저 한 발 물러설 준비가 됐을 때 대화에 나설 것이란 의미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