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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동창리 복구 사실이면 金에 매우 매우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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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재건과 관련한 미국 민간 기관 분석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반응 속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북한은 미국을 자극하는 것을 자제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확인하기에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사실이라면)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매우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말로 끔찍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미·북)관계는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서해 발사장 복구 여부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했거나 미사일 시험을 위한 시설 복구인지는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국 의회는 강경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비핵화 없이는 (미·북 관계)정상화도 없다"며 "미국은 협상 국면에서도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날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오후 김 위원장 베트남 방문에 대한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전환의 첫걸음을 뗀 조·미 관계가 우여곡절과 시련을 이겨내고 전진할 수 있으며 새로운 역사, 새로운 미래를 써나갈 수 있다는 것을 현실은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영화 상영으로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대화 흐름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2차 정상회담 경과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포장해 김 위원장 리더십 실추를 막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강온 양면 전술을 사용하면서 미국을 향해 나름 항의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설인 산음동 연구단지와 동창리 미사일 기지 복구 움직임은 미국에 대한 저강도 도발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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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히 손 모으고…
조선중앙TV가 지난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베트남 방문을 담은 기록 영화를 내보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한 뒤 소파에 앉아 문앞에 서 있는 간부들과 대화하는 장면.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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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NN방송은 6일 북한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거부하자 다급히 새로운 제안으로 마음을 돌리려 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회담 장소였던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을 떠날 채비를 하던 미국 대표단에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다급히 다가와 '영변 핵시설 범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새로운 답변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때 "핵시설 모두를 포함한다"는 답변을 했으나 미국 대표단은 전혀 감명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 거부로 주도권을 빼앗아온 미국과 제재 완화를 간절히 원했던 북한 측 모습이 드러난 대목이다.

정상회담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26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측에 바람을 맞은 일화도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막판 회동을 제안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몇 시간을 기다렸으나 답변이 오지 않자 좌절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 북한은 실무진 의견 차이를 남겨둔 채 회담장에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공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 대화 여지가 있다는 점은 강조하고 있다. '슈퍼 매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소식에 대해 "그들(북한)이 그 방향을 택한 것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추가 대화) 일정을 언제 ·어떻게 가동할지 살펴볼 것이며 대통령은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 다시 대화하는 데 있어 확실히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김인오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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