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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 민주당 “폭스뉴스 보이콧” VS 트럼프 “민주당에도 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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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은 2020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당내 후보자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친(親) 트럼프’ 언론으로 분류되는 폭스뉴스에서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열지 않겠다고 6일(현지 시각) 밝혔다. 대표적인 보수 언론인 폭스뉴스가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실했다는 게 민주당의 토론회 보이콧(거부)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민주당에도 똑같이 해주겠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톰 페레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 폭스뉴스의 부적절한 관계가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 보도로 알려지면서 폭스뉴스는 우리 후보를 위한 공정하고 중립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매체가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폭스뉴스는 민주당의 미디어 협력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3월 4일 미 대학풋볼 FCS 전국 챔피언십을 딴 노스다코타주립대 풋볼팀을 백악관 오찬에 초청,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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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 의장은 당초 폭스뉴스를 민주당의 잠재적 미디어 협력사로 포함하려 했지만 뉴요커 보도로 둘의 부적절한 관계가 알려지면서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지난 4일 뉴요커는 폭스뉴스가 지난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노 스타 스테파니 클리퍼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를 덮기 위해 ‘입막음’용 돈을 건넸다는 기사를 일부러 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폭스뉴스 경영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았다고 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 매체로 분류되는 폭스뉴스를 즐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 출신 언론인들이 행정부에 영입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폭스뉴스를 공격하는 뉴요커를 향해 "가짜 뉴스 매체는 국민의 진정한 적!"이라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쓰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2004년 이후로 줄곧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를 맡지 못했다. 이번에도 민주당 전국위는 폭스뉴스를 토론회 협력사로 삼지 말라는 압력을 받아왔다고 WSJ는 전해다. 대표적인 진보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데일리 코스’는 최근 민주당 전국위에 폭스뉴스와 토론회를 함께하지 말 것을 담은 청원을 제출했다. 10만명이 이 청원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민주당 결정에 발끈했다. 그는 이날 즉각 "민주당이 폭스뉴스가 토론회를 여는 것을 막았다. 좋다. 그러면 난 본선거 토론회에서 가짜뉴스 방송사와 급진 좌파 민주당에 똑같이 해줄 것!"이라며 ‘분노의 트윗’을 날렸다. 여기서 가짜뉴스 방송사란 MSNBC·NBC·CNN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올 연말 내부 경선 토론을 12차례 연다는 계획이다. 이중 민주당은 오는 6월에 MSNBC·NBC뉴스·텔레문도에서 1차 토론회를, 7월에 CNN에서 2차 토론회를 주최할 예정이다. 폭스뉴스는 민주당의 재고를 바란다고 밝혔다. 방송사 입장에서 대선 관련 토론회는 시청률을 올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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