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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美中 무역협상 최종 담판 앞두고…“‘굿 딜’ 아니면 ‘노 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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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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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딜(Good deal)’ 아니면 ‘노 딜’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협상 최종 담판을 앞두고 어정쩡한 합의안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빅딜’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며 “‘굿 딜’이 되거나 딜(합의)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협상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빅 딜(Big Deal)’이 아니라면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처럼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다는 경고 신호를 동시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7일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최종 담판을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지난해 상품수지 적자가 10% 증가해 역대 최고인 8913억 달러(약 1006조 원)로 집계됐다는 상무부 발표 이후에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관광, 교육, 금융 등 서비스업까지 포함하는 상품·서비스수지 적자는 6210억 달러로 이보다는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이 역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뉴욕타임스(NYT)는 “상품수지 적자 확대는 세계경제 둔화, 미국 달러의 상대적 강세, 미국산 상품의 세계시장 수요 약화 등 트럼프 대통령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1조5000억 달러 세금 감면과 지난해 격화된 무역전쟁으로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의 보복관세로 대두 밀 수수 등 농산물 수출이 감소하면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4190억 달러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무역전쟁마저 불사했지만 사상 최대 무역수지 적자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대통령은 무역협정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무역적자의 단기변동이 그것을 바꾸지 못한다”며 중장기적 시각을 주문했다.

국내외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협상에서 ‘빅 딜’을 끌어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처럼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다고 지적한 대목은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 측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거꾸로 전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과 북-미 정상회담 결렬, 무역수지 확대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를 중국 측이 역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은 현재 화상회의 등으로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보호, 미국 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 이전 중단, 국영기업에 대한 산업보조금 지급 축소, 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 등의 구조개혁 조치를 중국 측에 압박하고 있다. 농산물, 에너지 등에 대한 수입 확대와 중국의 약속이행을 위한 관세 부과 등 장치들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미중 무역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약속 이행 방안과 관련해 상당한 과제가 남아 있다”며 “구조적 사안 이행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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