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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미국 민주당, ‘친트럼프’ 폭스뉴스 보이콧 "경선 토론회 안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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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톰 페레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이 노동부 장관 시절인 2014년 9월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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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올해 연말 2020년 대선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 토론회를 열면서 주관 방송사 가운데 ‘친(親) 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는 배제하기로 했다. 일찍부터 당내에서 폭스뉴스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던 중,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과 폭스뉴스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보도가 나오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톰 페레스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폭스뉴스는 우리 후보들에게 공정하고 중립적인 토론을 하게 할 입장에 있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스뉴스는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의 미디어 파트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레스 의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폭스뉴스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의 보도를 거론했다. 뉴요커는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폭스뉴스 앵커와 기자들에 대해 점수를 매겼다는 사실을 보도를 통해 공개했다.

뉴요커는 이날 보도에서 백악관이 해당 방송사에 인터뷰 권한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줬다고 보도했으며,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폭스뉴스 임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포르노 배우의 성관계 기사를 덮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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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의 폭스뉴스 본사.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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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보도가 나온데다, 미 민주당은 폭스뉴스가 주관하는 토론회에 당내 대선주자들을 내보내더라도 진행자들이 민주당 전체에 불리한 질문을 할 수 있으니 차라리 제외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찍부터 민주당 내에서는 폭스뉴스를 경선 토론회 주관 방송사로 고려하는 게 온당하냐는 지적이 있었다.

폭스뉴스는 민주당의 재고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올 연말 12차례의 내부 경선 토론을 열 계획이며 이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토론회는 NBC와 CNN이 주관하게 돼 있다. 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TV 토론회는 후보들이 자신의 공약을 널리 알리는 무대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도 대선을 계기로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스뉴스 선호는 유명하다. 그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자신을 맹공한 여성 앵커를 비난하며 폭스뉴스 토론회에 불참하기도 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폭스뉴스에 대해서는 유독 칭찬을 늘어놓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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