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선희 내세워 "새 길 갈수도" 계속 협박… 서둘러 평양行
트럼프는 "北, 핵 가진다면 어떤 경제적 미래도 없다" 연일 경고
◇트럼프 "北 핵무기 가지면 미래 없다" 연일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대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일(현지 시각)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다면 어떤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할 것"이라며 완전한 비핵화가 없이는 제재 완화는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귀국 열차를 타고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가고 있을 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지난 며칠간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북한은 제재를 (없애기) 위해 뭔가 많은 것을 하려는 의지가 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권은 수십억달러를 북한에 주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지만 우리(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껏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며 "나는 효과가 있는 거래가 아니면 안 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CPAC 행사 연설에서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북한 문제에 있어 지난 수십년간 실패를 거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걸 장담할 수 있다"고 했다.
◇순식간에 얼어붙은 미·북 관계
28일 오전까지만 해도 좋았던 미·북 관계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1일 새벽 기자회견을 자청, "우리는 제재 일부 해제만 원했다"며 북한이 제재 전면 해제를 원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몇 시간 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 범위도 확실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말장난"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미 앵커리지 미군기지의 F-22 격납고 앞에 서서 "알래스카 기지는 미국의 첫 번째 방어선"이라면서 "여러분의 존재는 그 자체로 누구도 미 본토를 향해 절대 공격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했다. 외교가에선 "협상 결렬 후 핵·미사일 도발을 할지 모를 북한에 사전 경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자 최 부상은 2일 "(미국의) 상응 조치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이런 회담에 정말 의미를 둬야 하는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1~2일 베트남 외교 일정에 나선 김정은도 내내 침울하고 화난 표정이었다. 태영호 전 북한 주영 공사는 "김정은은 회담을 결렬시킨 장본인이 (대북 강경파)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고 (생각해) 대단히 화가 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매우 매우 좋다"고 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믿을 수 없이 밝은 경제적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향후 협상의 문은 열어 놓은 것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협상
'하노이 회담' 이후 양측 간 공방전이 가열되면서 미·북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태영호 전 공사는 "미·북 협상은 앞으로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핵 은폐 의혹' 해소 문제에 집중될 것"이라면서 "교착 상태는 상당히 오래갈 것"이라고 했다.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은 "미국이 이번 하노이 회담으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심각하게 의심하게 됐다"면서 "3차 미·북 정상회담은 한동안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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