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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NYT "트럼프·김정은 모두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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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北 핵담판 결렬 이후 ◆

2차 미·북정상회담 합의 결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의 오판에 따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정상회담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 6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자들 조언을 무시한 채 북한이 수용하기 어려운 일괄타결(그랜드바겐)을 밀어붙였고,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카드'만으로 핵심적인 대북 제재 해제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잘못 계산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참모진이 일괄타결 방식을 통한 비핵화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라고 보고했지만 정상회담을 강행했다. 자신이 능숙한 협상가여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오판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카드를 내밀어 낭패를 봤다.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핵심 제재 조항들을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건 '나쁜 베팅'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워싱턴의 '마이클 코언 청문회'를 덮을 신문 헤드라인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측 제안을 받아들이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 합의하면 곳곳에 핵 프로그램을 숨겨둔 젊은 지도자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전 실무협상에서도 양측 주장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실무협상에서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제재 완화가 어렵다는 견해를 북한에 전달했다. 하지만 북한 협상팀은 '오직 김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영변 핵시설 내부의 어떤 시설을 해체할지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CNN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당국자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은 '백업 플랜'이 없었다. 선언문에 서명할 것으로 매우 자신 있게 기대하며 하노이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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