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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협상장 나왔지만… 트럼프, 美 여야에 모처럼 박수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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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담판 결렬] 트럼프와 날세웠던 민주당까지 하노이 담판 결렬 긍정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의 핵 담판을 결렬시킨 데 대해 미국 여야 정치권이 모두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공화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날카롭게 각을 세워왔던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까지 "대통령이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다. 정상회담과 때를 맞춰 트럼프의 전직 변호사의 의회 청문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추문을 터트리는 데 주도한 야당의 반응으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이 말한 바로는 민주당 일인자인 펠로시 의장은 기자들에 "김정은의 작은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비핵화다. 대통령이 (협상장에서) 걸어나와 기쁘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없이 제재 해제를 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에 기쁘게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 두 번의 만남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사진을 찍는 대가로 나쁜 협상을 하지 않고 (협상장을) 걸어나온 것은 옳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완전한 비핵화에 못 미치는 협상은 단지 북한을 더 강하게 만들고 세계를 덜 안전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을 과시하는 데 연연하지 않고, 비핵화 의지가 약한 김 위원장과 합의를 하지 않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취지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 의원도 기자들에게 "(비핵화) 합의가 없으면 협상 테이블에서 걸어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가 대북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독재자인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을 수 없으며 김정은과의 '톱다운(top-down)' 방식 외교는 리스크가 크다는 주장이다. 톱다운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보텀업(bottom-up)' 방식을 취했다면 양측 외교관들이 정상회담에 앞서 이견을 좁히는 작업을 했을 것이고, 합의 타결 직전에 도달했을 때 정상회담을 추진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새로운 (비핵화) 길을 선택하면 경제적 번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현명했다"며 "김정은이 귀환할 때 장시간 열차로 이동하면서 북한의 미래를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도 트위터에 '나쁜 합의에 서명하는 것보다 걸어나가는 게 낫다'며 '좋은 협상은 오직 하나다.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에 대한 대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했다.

공화당 중진인 마크 루비오 상원 의원도 트위터에 '고맙게도 대통령이 미국이 의미 있는 양보에 대한 대가로 북한의 의미 없는 조치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 담판을 깬 것이 초당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하노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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