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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수억달러 드는 한미훈련, 오래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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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담판 결렬] 중단 의사 직접 밝힌 건 처음

"괌 폭격기가 폭탄 투하하고 돌아가는데 엄청난 비용 들어… 한국이 조금 더 지원해줘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8일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군사훈련은 제가 오래전에 포기했다"며 "왜냐면 할 때마다 1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수억달러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합 훈련을 '비용' 문제와 연결시키며 중단을 시사해왔다. 작년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직후에도 "우리는 워 게임을 중단할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연합 훈련 '포기'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 JW 매리엇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선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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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폭격기가 괌에서 날아오는 데에는 7시간이나 걸리고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공군기지에서 폭격기가 출격할 경우 수백만달러의 폭탄을 투하하고 괌의 공군기지로 돌아가는 데 수억달러(수천억원)가 지출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조금 더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돈을 많은 부유한 국가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데, 그 국가들은 각자 보호할 수 있는 예산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훈련 포기' 발언은 당장 오는 4일로 예정된 '19-1 연습(키리졸브 연습)'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연습 참가에 필요한 미군 병력은 이미 입국했고, 한·미는 지난 26일 19-1 연습의 예비 단계인 위기관리연습(CMX)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을 계기로 주말 사이에 장관급 협의를 통해 연습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체로 전략 자산 등 실전 무기를 동원하는 '야외 훈련'에 방점이 찍힌 것 같다"며 "'워 게임' 형식의 연합 지휘소 연습까지 그 범위에 들어가는지는 해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야외 기동 훈련인 독수리(FE) 훈련은 무산될 거란 얘기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실제 훈련 비용이나 전략폭격기 출동 비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보다 훨씬 적게 든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8월 중단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경우 1400만달러(150여 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리졸브·독수리 훈련도 비용은 200여 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간 연합 훈련에 투입된 비용은 연간 700억~800억원가량으로 1000억원은 넘지 않는다. 이 중 일부는 우리가 부담하고 있다. B-1B폭격기가 괌에서 출동해 한반도에서 훈련한 뒤 복귀하는 데는 20억~30억원이 든다.

국방부 차관보 출신인 로렌스 코브 미국진보센터(CAP) 선임 연구원은 "한·미 훈련 중단은 소탐대실이다. (UFG 중단으로)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은 얼마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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