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2차 핵담판 결렬, 영변 폐기·플러스알파, 대북제재 해제 이견 때문

트럼프 대통령 "북, 비핵화 의지 있었지만 제재 해제 준비 안돼"

북, 영변 핵시설 폐기-대북제재 해제 '딜' 요구에 미 플러스알파 요구로 결렬됐나

폼페이오 "영변 외에도 미사일·핵탄두 무기체계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 때문에 결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반도 비핵화 여정이 시계 제로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고, 김 위원장은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하노이 A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 때문에 결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반도 비핵화 여정이 시계 제로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고, 김 위원장은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렬 이유와 관련, “북한은 핵 프로그램 상당수를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해제는 할 수 없었다”며 “북한은 미국이 정말 원하는 중요한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가 쟁점이었다”며 “북한은 전면적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그런 요구는 들어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이 정말 원하는 중요한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미국은 원하는 비핵화를 북한으로부터 얻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해제 간 협상과 관련, “김 위원장이 핵시설을 해체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전면적 제재완화를 원했다”며 “영변이 대규모 시설인 것이 분명하지만 이것의 해체만으로는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 비핵화가 필요했고, 고농축 우라늄 시설 아니면 기타시설 해체도 필요했는데 김 위원장이 이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1단계 수준인 영변 핵시설 해체에만 만족할 수 없었고, (이것으로) 오랫동안 쌓아온 협상 지렛대를 놓칠 순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쌓아온 협상 지렛대를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에게는 (비핵화) 일정표와 순서가 있고, 영변 핵시설을 해체한다고 해도 그 외에도 미사일 시설과 핵탄두 무기체계 등이 남아 있다”며 “여러 가지 사안에 관해 북한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핵 목록 신고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플러스알파(+α)’를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제재에 관해서는 현 제재가 강력하기 때문에 더 강화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비전을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의) 비전은 있고, 지난해보다는 우리에 더 근접했다고 생각을 하고 또 언젠가 도달하리라 생각한다”면서도 “일단 이번 회담에서는 우리가 회담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또 추이를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의 성과를 이어가고자 했고, 지난 36시간 동안 많은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하지만 최종적 목표는 이룩하지 못했다.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와 관련한 많은 조처를 하도록 요구했는데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합의문이 마련돼 있었고, 내가 원했으면 100%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그 합의문에 서명하기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고,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나왔을 때 분위기와 관련, “굉장히 좋았고 우호적이었다”며 “그냥 갑자기 일어서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호적으로 마무리했고 악수도 했고 서로 간 따뜻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전화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단독회담과 만찬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8시55분께부터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진행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두 정상은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내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김 위원장은 확대회담장에서 ‘비핵화 준비가 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의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답이다. 와, 저것은 최고의 답인 것 같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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