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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3.1운동 100년 남북 ‘위안부’ 피해자 공동성명 “우리에겐 해방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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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맞아 70여개 남북·국외단체 발표

“1일 국외 유력 일간지에 공동성명 광고 게재 예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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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돌을 맞아 남과 북, 국외 여성단체가 함께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남쪽 단체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와 북쪽 단체인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연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조대위) 등 국내외 76개 여성·시민단체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는 우리 민족과 아시아 여성들에게 감행한 반인륜적 전쟁 범죄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동성명문에서 “일본 정부는 식민통치 기간 동안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반인륜적 전쟁 범죄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해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남북의 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군국주의 부활과 해외 침략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와 전쟁 범죄를 명확하게 인정하고 전범국으로서의 법적 책임을 다하라”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동성명 발표는 지난해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맞춰 해방 뒤 74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남북이 함께 요구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연대 활동은 1991년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에서 남북 여성 대표단이 분단 이후 처음 만나면서 추진됐다. 이듬해 가을에는 북쪽 ‘위안부’ 피해자들의 최초 증언이 나오면서 남북 생존자들의 첫 만남이 성사됐다. 남북 연대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98년 남북단체가 ‘2000년 일본군성노예전범 국제여성법정’ 개최를 위해 유엔인권위원회에 공동요청서를 보내면서부터다. 이후 10여년 간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던 활동은 2014년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단절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지난해 11월 북쪽 조대위와의 서신 교류가 재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우리는 해방이 되지 않았다’ ‘우리에겐 평화가 오지 않았다’고 외치는 남과 북의 생존자들이 함께 만나지 못하는 배경에는 분단의 고리도 분명 포함돼 있다”며 “100년 전 우리는 하나였다. 오늘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은 일본 정부가 온전히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지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세계에 고하고자 함께 모였다”고 말했다. 이태희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 대표 역시 “1919년 3월1일 민중들의 외침이 있었기에 우리는 해방을 맞이했지만, 이것은 결코 진정한 해방이 아니다”라며 “일본이 자신들의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일본군 성노예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하는 그 날에야 우리는 진정으로 해방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을 3.1절에 맞춰 국외 유력 일간지 등에 광고로 게재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모금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고가 실리게 될 매체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의기억연대는 “여전히 일본 정부와 일본 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광고 게재를 방해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 미리 밝히기 어렵다”며 “식민지 시절 항일투사들이 몰래 독립운동을 준비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활동도 그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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