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증언 앞서 발언물 공개
트럼프 “형량 줄이기 위해 거짓말”… 하노이에서 반박 트윗 올려
하원, 비상사태 반대 결의안 통과
‘코언의 입’에 쏠린 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왼쪽)이 26일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
“트럼프는 협잡꾼(con man)이자 사기꾼(cheat)이다.” 20여 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일했던 마이클 코언이 27일 하원 청문회 증언에 앞서 이 같은 언급을 담은 발언물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워싱턴을 비운 사이 그를 뒤흔드는 일들이 미국 땅에서 속속 벌어지고 있다. 코언의 반(反)트럼프 증언 하루 전인 26일 민주당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코언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비선 참모였던 로저 스톤을 통해 위키리크스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캠프의 내부 e메일을 공개할 것이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위키리크스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기밀 공문서를 정부 지정 서버가 아닌 개인 서버로 주고받았다고 폭로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에 “코언은 거짓말과 사기 혐의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그는 나와 관련 없는 나쁜 짓을 했고 형량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반박했다.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코언의 ‘입’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CNN은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밤새워 청문회를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언은 2007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하며 ‘집사’ ‘해결사’로 불렸다. 위증, 탈세, 선거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그는 최대 65년형이 예상됐지만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해 트럼프 당선을 배후 조종했다는 의혹) 수사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징역 3년만 선고받았다. 현재 뮬러 특검은 트럼프 측이 러시아 정부와 공모해 이 e메일을 공개했는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코언은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건설 사업과 관련해서도 “대선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쳐다보며 ‘러시아에서 사업은 없었다고 말하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기에 러시아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26일 미 하원은 1976년 국가비상사태법이 제정된 뒤 처음으로 국가비상사태 반대 결의안을 가결했다. 찬성 245명, 반대 182명이었으며 공화당 의원 13명이 찬성에 가담했다. 이 결의안은 향후 18일 안에 상원 표결에 부쳐진다. 상원 통과도 어렵지만, 상원을 통과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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